현금유통 감소,불황탓 날씨탓

  • 입력 1997년 5월 12일 07시 51분


시중에 돌아다니는 현금이 줄어들고 있다. 불황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탓도 있지만 「날씨」도 현금유통을 줄이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재미있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달의 현금통화비율은 7.52%로 사상최저수준. 현금통화란 금융기관창구에서 풀려나가는 현금과 은행시재금(은행이 고객의 인출요구에 대비, 금고에 쌓아두는 돈)을 더한 것. 이것을 총통화(M2, 현금+은행요구불예금 및 저축성예금+거주자외화예금)로 나누면 현금통화비율이 나온다. 현금통화비율은 △지난 94년 1.4분기 9.81%로 가장 높았다가 △96년 2.4분기에는 8.43%로 8%대로 떨어졌으며 △올 1.4분기 7.99%에 이어 △4월에는 7.52%로 하락세가 이어졌다. 특히 올해 설연휴(2월 7∼9일)이전 10일동안 늘어난 현금통화 증가액은 3조2천6백억원으로 작년보다 무려 21.5%가 줄어들었다. 설연휴가 끝나고 설 이전에 풀린 돈이 다시 금융기관 예금으로 예치되는 환류율은 92.5%(3조1백84억원)로 94년이후 가장 높았다. 이런 변화는 어디서 초래됐을까. 한은측 분석을 들어본다. 『경기침체로 민간소비가 위축된데다 현금자동출금기(CD)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자동화기기와 전화를 이용한 텔레뱅킹 이용이 급증한 때문입니다. 또 지난달 궂은 날씨 때문에 집안에서 주말을 보내는 날이 예년보다 많았던 점도 한 요인이지요』 가령 ATM기를 통해 10만원권 정액 자기앞수표를 찾거나 창구에 나가지 않고 집이나 사무실에서 전화로 송금하는 등 현금거래를 대체하는 수단이 많아지고 실제로 이를 활용하는 고객이 늘어났다는 것. 또 올들어 비가 오는 주말과 휴일이 늘어나면서 「놀러가서 쓸 현금」수요가 큰폭 줄어들었다. 주말의 현금통화 증가액을 보면 △지난 2월 1백9억원 △3월 9백65억원 △4월 1천5백17억원이었다.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보면 △2월 2천6백14억원 △3월 1천8백15억원 △4월 1천9백64억원이나 줄어들었다. 〈이강운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