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 가격파괴 『무한경쟁』…백화점보다 30%선 싸다

  • 입력 1996년 11월 17일 20시 09분


「林奎振기자」 『고객에게 약속한 국내최저가 보장을 지켜줘야 합니다』 『그러면 콜라값을 9백30원으로 10원 내리도록 합시다』 이달초 프라이스클럽 판매담당자들의 콜라가격 결정 회의때 나온 내용이다. 프라이스클럽과 킴스클럽은 지난달말 코카콜라 1.5ℓ한병을 똑같이 9백40원에 팔았다. 일반 상점의 소비자가격이 1천1백원인 점에 비해 무척 싼 가격. 하지만 국내최저가를 표방해 온 프라이스클럽 입장에선 이같은 상황을 참기 어려웠던 것. 결국 라이벌업체인 킴스클럽보다 가격우위를 지키기 위해 콜라값 10원인하를 단행했다. 킴스클럽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지난14일 김삿갓소주 1박스(360㎖×24병)가격을 2만4천8백원에서 2만3천7백60원으로 1천40원이나 인하한 것. 프라이스클럽의 2만4천7백원에 대해 가격파괴를 선언한 것이다. 같은 제품의 백화점가격은 3만2천4백원으로 이미 할인점의 경쟁상대가 안되는 상황. 할인점업계는 이같은 가격파괴를 매일 반복하고 있다. 가격파괴의 끝이 어디인지는 아무도 모른다는게 할인점업계의 얘기. 할인점업계의 생존전략은 「모든 상품을 국내에서 최저가로 팔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상대방 업체의 가격을 수시로 점검하고 그에 맞춰 즉시 가격을 조정한다. 신문사나 여론조사기관이 할인점 가격을 조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그 즉시 품목별로 대폭적인 가격인하를 단행하는 경우도 많다. 소비자들은 질좋은 상품을 싸게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득을 보고 있는 셈이다. 할인점업계는 현재 회원제인 프라이스클럽 킴스클럽 마크로와 비회원제인 E마트 까르푸 그랜드마트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할인점 상품가격은 현재 일반 백화점이나 슈퍼마켓에 비해 평균 30%정도 저렴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회원제 할인점이 비회원제에 비해 3%정도 저렴한 실정이다. 할인점의 가격결정은 할인점과 납품업체간의 파워게임에 의해 결정되므로 할인점별로 가격에 다소 차이가 난다. 하지만 판매가격은 항상 최저 수준으로 수렴하는 경향이 있다는 게 업계의 말이다. 할인점이 이처럼 낮은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우선 제조업체로부터 품목별로 일반 소매업체들보다 20∼30% 싸게 대량구매하기 때문. 게다가 판매시설과 조직을 최대한 경량화하여 마진율을 7∼10% 수준에서 유지한다. 종업원 1인당 매출액이 백화점의 2배에 달하지만 매출이익률은 백화점의 절반밖에 안된다. 철저한 박리다매(薄利多賣)전략인 셈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할인점은 40개점이 개점돼 있다. 서울지역의 경우 프라이스클럽 양평점을 비롯해 12개점이 있고 분당 일산 등 신도시지역에 8개점이 있다. 앞으로 2∼3년안에 40개점이 추가로 개점, 전국적으로 80개점이 들어설 전망이다. 소비성향이 검소화 합리화할수록 할인점은 더욱 번성할 것이라는 게 유통업계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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