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백조가 된 흑인 발레리나…첫 ABT 흑인 수석 무용수 미스티 코플랜드 무용엔 ‘발레 블랑’(하얀 발레)으로 불리는 작품들이 있다. 무용수들이 흰옷을 입고 통일성 있는 군무를 펼치는 작품들이다. 백조들의 군무가 펼쳐지는 ‘백조의 호수’, 망령들의 군무가 펼쳐지는 ‘라 바야데르’, 처녀 귀신들이 시시각각 대열을 바꾸며 군무를 추는 ‘지젤’이 대표적이다.그런데 ‘하얀 발레’에 출연할 때마다 분가루를 뒤집어쓴 발레리나가 있다. 흑인인 그는 “피부색 때문에 하얀 발레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매번 흰 파운데이션을 얼굴과 팔에 덕지덕지 발랐다. 군무가 펼쳐지는 2막을 부르는 ‘하얀 막’에서 배제된 적도 있지만 이를 악물고 버텼다. 그리고 마침내 ‘백조의 호수’ 흑인 주연을 따냈다. 세계적 발레단인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에서 발레단 설립 75년 만인 2015년 처음으로 흑인 수석 무용수가 된 미스티 코플랜드(40)다. 그가 쓴 에세이에는 어린 시절부터 수석 무용수에 오르기까지의 삶이 담겼다. 처음 그가 발레를 시작한 건 13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