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모니니’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韓서 다양한 시험 펼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3일 10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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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브람스 소나타와 현대곡 두 곡 연주
피아니스트 김다솔 협연…베를린서 함께 활동

2015년 파가니니 콩쿠르 1위, 2022년 시벨리우스 콩쿠르 1위를 차지한 뒤 팬들로부터 ‘인모니니’ (양인모와 파가니니를 합친말) ‘인모리우스’ (양인모와 시벨리우스를 합친말)라는 별칭을 얻은 양인모(28)가 지난해 시벨리우스 콩쿠르의 낭보 이후 처음 서울에서 바이올린 리사이틀을 갖는다. 2021년 빈 베토벤 국제콩쿠르 공동 2위를 차지한 피아니스트 김다솔(34)과 함께다. 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019년 금호 솔로이스츠 콘서트에서 타네예프의 5중주곡을 함께 하면서 알게 됐죠. 제가 베를린으로 오게 되자 다솔 형이 연락을 주셨어요. 베를린의 ‘살롱 크리스토포리’에서 연주도 함께 했고, 서로 이해가 깊어졌죠.” 같은 프로그램으로 전국 투어 중 1일 전화를 받은 양인모는 “다솔 형에게 예술적으로 도움을 받은 편”이라고 했다.

7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리사이틀을 여는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위)와 피아니스트 김다솔. 크레디아 제공
7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리사이틀을 여는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위)와 피아니스트 김다솔. 크레디아 제공
독일어권 작곡가의 곡만으로 꾸민 이번 프로그램도 두 사람이 함께 상의해 꾸몄다. 브람스와 베토벤의 소나타 한 곡 씩, 약간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20세기 초 신 빈악파 작곡가 베베른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4개의 작품’, 스위스계 오스트리아 독일 작곡가인 베아트 푸러(69)의 1993년 작품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가곡’이다.

“먼저 부산에서 연주했을 때 저는 청중들이 푸러의 곡을 낯설어하실 줄 알았는데 의외로 베베른의 곡을 더 어렵게 느끼시더군요. 베베른의 곡은 당시로는 새로운 음악언어를 썼지만 제게는 매우 낭만적으로 느껴져요. 드뷔시의 음악과도 맞물려있다고 생각하구요. 여러 방식으로 표현이 가능합니다. 아주 ‘달달하게’ 연주할 수도 있어요. 무대마다 다른 해석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두 번째 연주곡은 이번 리사이틀에서 가장 대중적인 브람스의 소나타 1번으로 ‘비의 노래’라는 제목이 있다. ‘연주 당일 서울에 봄비 예보가 있다’고 했더니 그는 “모두가 기다리는 비”라며 웃었다.

가장 최근 작품인 푸러의 곡은 미국 작곡가 몰튼 펠드만의 ‘콥틱 라이트’와 슈베르트 ‘겨울 나그네’ 중 일곱 번째 곡 ‘냇가에서’에서 영향을 받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음악이 굉장히 천천히 움직이는 느낌이고, 음 하나하나의 재료를 느낄 수 있습니다. 피아니스트가 피아노 현을 뜯는 등 특수한 테크닉도 나오죠. 청중의 시선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피아노 옆의 움푹 들어간 부분에 바싹 붙어 연주합니다.”

프로그램 마지막 곡으로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전 10곡 중에서 7번을 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사실은 피아니스트들이 좋아하는 곡”이라고 했다. “베토벤이 좋아했던 조성인 C단조구요, 앞의 곡들보다 베토벤 고유의 확실한 스타일을 구축한 느낌이 강하죠.”

그는 이달부터 독일 프랑크푸르트 크론베르크 아카데미에서 수학한다. 베를린을 매달 왕복하며 지낼 예정이다. 시벨리우스 콩쿠르 심사위원장이었던 사카리 오라모가 지휘하는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15일 영국 런던에서 드보르자크 협주곡을 협연하는 것을 시작으로 스페인에서는 베토벤 협주곡을 협연하는 등 연주 일정도 빼곡히 잡혀 있다.

그는 앞으로 고국 공연에서 여러 실험들을 펼쳐보겠다고 했다. “지난해 11월 진은숙 협주곡을 연주할 때 다소 어려운 곡으로도 청중들과 충분히 소통할 수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받았습니다. 과감한 선택을 할 때 시험에서 저를 가장 인정해줄 수 있는 곳도 한국이구요. 앞으로 여러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양인모#김다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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