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때 재난방송 늦장 송출한 TBS…‘기관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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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월 11일 10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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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집중호우로 한강 수위가 상승한 9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일대가 물에 잠겨 있다. 2022.8.9 뉴스1
수도권 집중호우로 한강 수위가 상승한 9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일대가 물에 잠겨 있다. 2022.8.9 뉴스1
서울시 감사위원회가 지난해 8월 수도권 집중호우 당시 TBS의 재난방송이 부실했다며 ‘기관 경고’를 내렸다. 편성 책임자인 이강택 전 TBS 대표이사에게도 ‘기관장 경고’ 조치를 했다.

11일 서울시의회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시에서 받은 ‘TBS 재난방송 부실 의혹 조사 결과 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8월8~11일 TBS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요청한 재난방송 40건 중 23건(57.5%)를 5분 이상 지연송출했다.

이 기간 TBS의 지연방송 비율은 다른 방송사보다 월등히 높았다. KBS1TV와 MBC, SBS, EBS 등 4개 지상파는 지연방송이 한 건도 없었다.

4개 종합편성채널의 경우 채널A가 17건(32.6%), TV조선과 JTBC가 16건(30.7%), MBN이 8건(15.3%)으로 나타났다.

재단 독립 후 매년 지연방송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서울시 감사위원회의 판단이다. 2020년에는 995건 중 718건(75%), 2021년에는 665건 중 545건(81%), 2022년에는 8월 기준 426건 중 314건(73%)이 지연송출됐다.

재난방송 매뉴얼상의 단계별 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TBS는 지난해 8월8일 최초 재난이 발생했을 당시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 취재기자를 배치하지 않았으며, 호우경보 발령 3시간이 지나서야 재난방송을 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취재기자와 팀장, 본부장 모두 보고 의무를 준수하지 않았다.

또한 지난해 8월8~10일에는 재난방송 매뉴얼과 달리 총 9회 재난방송 단계를 하향해 10일 오전 1~5시에는 서울시 재난 3단계인데도 호우특집 방송을 중단했다. 영어 재난방송도 실시하지 않거나 미흡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10일 진행된 뉴스공장에서는 서울 주요도로 통제구간 14개소, 청취자 제보·문의 7건 등에 대해서도 실시간으로 안내하지 않았다. 직전 프로그램에서 진행자가 직접 8회(25분42초) 재난방송을 진행한 것과는 대비된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TBS 재난방송 기본계획’도 수립하지 않았으며, 비상연락망에는 개편된 팀의 명칭과 부서 이동된 직원 12명의 명단도 현행화하지 않았다.

매뉴얼 내용도 총 43쪽으로, 151쪽인 KBS와 비교해 구체적이지 않았으며 교육도 하지 않았다.

아울러 경영진과 이사회가 재난방송 부실에 대한 대내외 지적에도 개선 노력을 하지 않은 점도 문제라고 봤다.

지난 2020년 2월 재단 출범 이후 2021년 행정사무감사·국정감사·시청자위원회 등에서 재난안전 늑장보도, 지연보도 등 수 차례 지적이 있었으나 27회에 걸쳐 개최한 이사회에서 재난방송을 안건으로 논의한 적은 없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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