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뒷날개]남과 외모 비교 멈춰! 우리, 기죽지 맙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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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 자존감 수업/부운주 지음/328쪽·1만6800원·그래도봄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뜻하는 자존감은 현대인의 화두다. 남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끊임없이 비교당하는 사회에서 자존감을 지키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일까. 자존감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제목의 책을 서점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다. 특히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자존감을 키우는 방법을 담은 인문학서 ‘자존감 수업’(2016년·심플라이프)은 100만 부가 팔렸다. 자존감을 향한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엿볼 수 있다.

기존에 나온 책이 감정, 의식 측면에서 자존감을 설명했다면 이 책은 외모와 자존감이라는 주제로 논의를 펼친다. 필자도 어린 시절 남들보다 ‘조금’ 작은 키와, ‘다소’ 풍성했던 다리 털 때문에 괴로워했던 적이 있어서 눈길이 갔다. 저자 역시 학창 시절부터 탈모로 외모 콤플렉스가 심했다고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외모심리학, 신경미학을 공부했고 이 과정에서 다양한 의학, 심리학 지식을 섭렵했다. 이 책은 저자가 모은 외모에 관련한 정보를 한 권에 모은 자존감 회복 안내서다. 왜 많은 사람이 외모 때문에 자존감이 낮은지, 자존감 회복을 위해 어떤 실천을 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외모 스트레스를 사회문화적, 심리학적 특성으로 심도 있게 설명한다.

책에서 설명하는 인간의 뇌 작동 방식은 사뭇 충격적이다. 인간의 뇌는 빼어난 외모를 볼 때 안와전두피질(전두부 표면을 덮고 있는 대뇌 피질) 같은 회로가 활성화된다. 반면 매력적이지 않은 외모를 보면 부정적인 정서, 혐오감과 관련한 뇌 영역이 활성화된다. 한마디로 뇌는 잘생긴 외모를 계속 보고 싶게 하고 못생긴 외모는 회피하게 명령한다. 저자의 말처럼 “사람들이 예쁘고 잘생긴 외모를 선호하고 추한 외모를 거부하는 것은 결국 뇌 때문”이다. 그래도 미의 기준은 저마다 다른 게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절망적인 연구 결과가 있다. 여럿이서 외모 순위를 매기는 실험을 진행했는데 그 일치도가 무려 90%가 넘었다는 사실이다.

외모와 자존감이라는 주제에서 곤혹스러운 점은 잘생긴 사람조차도 외모로 자존감 저하를 겪는 사례가 많다는 사실이다. 이른바 ‘카페인 중독’(카카오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중독된 현상)은 그런 경향을 부추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연예인을 비롯해 우월한 외모를 자랑하는 사람이 많다. 이들을 보면 누구나 움츠러든다. 그렇다면 외모 자존감을 회복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잘생긴 사람이 ‘일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덧붙여 평범한 외모라도 가꾸기 나름이고, 운동과 웃기처럼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자존감 높이는 방법도 소개한다. 무엇보다 인상이라는 게 외모로만 구성되지 않는다는 걸 유념해야 한다고 말한다. 소설이긴 하지만 ‘삼국지연의’에 등장하는 지략가 방통도 떨어지는 외모를 뛰어난 지략으로 극복하지 않았던가.



손민규 예스24 인문MD
#외모 자존감 수업#부운주#외모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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