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지하 추모 물결…“한국 민주주의는 김지하에 빚진 바가 적지 않다”

  • 뉴시스
  • 입력 2022년 5월 9일 10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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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시인’ 김지하(본명 김영일) 시인이 지난 8일 향년 81세의 나이로 별세한 가운데 각계에서 고인에 대해 애도를 표하고 있다.

류근 시인은 “1970, 80년대 그 피바람 부는 시대에 그의 시는 그대로 구원이고 위안이었다”며 “그의 시집 ‘황토’와 ‘타는 목마름으로’를 숨어서 읽고 청춘의 골방에서 깡술을 마시며 그 노래를 불렀다”고 전했다.

임동확 시인은 고인을 “한 시대의 정신”이라고 표현하며 “한국문학은, 한국 민주주의는 김지하에게 빚진 바가 적지 않다”고 했다.

나태주 시인도 “시인이기도 했지만 한 시대의 등불로서 자기 역할을 하신 분”이라며 “고생 많이 하며 살다가 가셨으니 거기서는 아프지 말고 다툼 속에서 힘들지 말고 평화롭게 사셨으면 좋겠다”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1990년대 이후 생명운동과 환경운동에 몸 담은 그를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도 추모했다.

최 이사장은 “90년 4월22일 지구의 날 행사 때 캐치프레이즈에 ‘생명’이라는 단어를 김지하 시인이 제안했다. 그래서 만든 캐치프레이즈가 ‘환경은 생명이다’였다”며 고인과의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선배님, 정말 파란만장한 삶을 사셨다. 이제 편히 쉬시라”고 했다.

김민웅 목사도 고인의 별세에 “한때 시대의 뜨거움이었고 돌파구였으며 모두가 우러른 시(詩)의 산맥이었으나 한때는 난데없는 부끄러움이 되어 아프게 했다”며 “ 어느 날부터인가 황폐하게 으스러져 가는 마음과 몸을 지켜보는 것이 못내 힘들었다. 우리에게 김지하가 있어서 고마웠던 시간만 기억하렵니다”라고 애도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고인의 시 ‘타는 목마름으로’를 인용하며 “시인의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은 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마음을 흔들었고 우리 문학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은 “시인이 오해와 비판을 감수하며 말하지 않았다면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와 양심은 지금처럼 성장하고 성숙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빈소는 강원도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11일 오전 9시, 장지는 원주시 흥업면 선영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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