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프로 나갔다 정신과 치료 받는 女…제작진, 출연자 보호 안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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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2월 10일 15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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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PLUS와 NQQ 리얼 데이팅 프로그램 ‘나는 SOLO’ 출연 중인 여성 참가자가 다른 출연자 때문에 병원에서 상담·약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프로그램에서 ‘정자’라는 가명을 쓰고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A 씨는 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심경 글을 올렸다.

A 씨는 “저와 다른 출연자분이 들었던 공격적이고 수치심이 생기는 언행들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4박 5일 동안 방송에 나가지 못할 순간들과 버티기 힘든 경험이 많았던 부분이 있었다는 사실은 더는 참지 않고 말해야 할 것 같아 용기 내서 올려본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부분이 편집이 될 걸 알았기 때문에 촬영 당시에 저는 웃고자 노력했고 저의 선에서 최선을 다하려 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무너져 내리는 감정을 주체하긴 힘들었다”고 전했다.

A 씨는 “현재 제가 처한 상황에서 대응할 방법을 찾고 있다”며 “꾸준히 의원과 대학병원에 다니며 상담,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촬영 이후 나쁜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든 상태이긴 하다. 계속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존재하고 이해해 보고 지우려 했지만 아직 제가 감당하기에는 이해도 잊기도 쉽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A 씨가 출연 중인 ‘나는 SOLO’는 솔로 남녀가 모여 데이트를 하며 사랑을 찾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매 기수 출연자들은 실명 대신 영철, 영식, 정자, 정숙 등 가명을 사용한다.

현재 4기 출연자들의 방송이 전파를 타고 있는 가운데 남성 출연자인 영철의 과격하고 무례한 언행은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렸다. 영철은 정자와 첫 데이트를 하며 “언제까지 (남자 출연자들을) 잴 건가”, “나를 향한 마음에 몇 프로(%) 정도가 되나”라며 강압적으로 답변을 요구해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었다.

영철의 무례한 태도에 정자는 눈물을 흘렸고 또 다른 출연자 정순은 정자를 위로했다. 이후 영철과 데이트를 하게 된 정순은 “정자에게 사과할 수 있나”라고 묻자 영철은 발끈하며 “내가 왜 사과를 하나. 울 사람은 정작 나인데”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후 영철은 자신의 SNS에 “정자라는 사람이랑 결혼까지 갔으면 큰일날 뻔 했다”, “정자가 훼방을 놔서 다른 출연자들과 기회가 없었다”는 등 글을 남겼다. 이에 누리꾼들은 “자기의 무례한 언행은 생각하지도 않고 남 탓하기 바쁘다”는 비판하고 있다.

그런데 몇몇 시청자들은 ‘나는 SOLO’ 제작진의 잘못도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전 인터뷰를 하며 영철의 말투나 예의 등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에 부적절하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했으리라는 것이다.

특히 과거 비슷한 프로그램이었던 SBS ‘짝’ 출연진이 마지막 촬영을 앞두고 극단적 선택을 했던 적이 있어 시청자들은 제작진이 출연자들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강하게 말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나는 SOLO’ 측은 아무런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고 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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