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아트센터, 역삼 시대 마무리… 마곡 시대 막 올린다

김기윤 기자 입력 2021-10-21 03:00수정 2021-10-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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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0월 서울식물원 내 개관 예정
안도 다다오 설계… 2500억원 투입
단관 공연장 벗어나 더 많은 실험 기대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내년 10월 개관하는 LG아트센터의 대극장 ‘그랜드 시어터’. 오페라, 뮤지컬, 연극 등을 공연할 수 있는 1335석 규모의 다목적 공연장으로, 장르별로 적합한 음향을 구현할 수 있다. LG아트센터 제공
2000년 3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개관한 LG아트센터가 내년 10월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새롭게 문을 연다. 그간 이곳을 찾은 관객은 450만 명. 작품 867편, 공연 횟수 6300회를 기록한 LG아트센터는 ‘기획공연 시즌제’ ‘초대권 없는 공연’으로 국내 공연 문화를 선도해 왔다. ‘회전문 관객’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한 곳이기도 하다.

심우섭 LG아트센터 대표는 20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관객과 함께 가는 공연장’을 지향점으로 내세우며 “지금껏 예술가와 관객이 저희에게 보여준 사랑이 마곡의 LG아트센터에서 잘 피어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식물원 내에 위치한 LG아트센터는 일본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했다. 4년 6개월에 걸쳐 약 2500억 원의 공사비를 투입해 건설된다. 현재 1100석 규모의 극장보다 더 큰 1335석 대극장과 함께 365석 규모의 가변형 블랙박스 극장 한 곳이 들어선다. 현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진행 중인 뮤지컬 ‘하데스타운’이 내년 2월 공연을 마치면, 3월부터 본격 이전을 시작해 시범 운영 기간 6개월을 거친 뒤 10월에 공식 개관할 계획이다.

LG아트센터는 개관 이래 줄곧 세계 공연계를 선도하는 거장의 작품을 소개했다. 피나 바우슈, 매슈 본, 로베르 르파주, 이보 판 호버, 레프 도딘, 피터 브룩, 토마스 오스터마이어,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 등 유명 연출가와 아티스트의 작품이 공연됐다. 클래식, 재즈는 물론이고 국내 예술가들과 협업한 기획공연 시리즈도 LG아트센터의 강점으로 꼽힌다. 2001년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9개월 동안 공연하는 장기 대관 공연을 처음 시도해 국내 뮤지컬 시장을 키우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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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들은 아쉬움과 함께 기대감을 표했다. 연극 ‘오이디푸스’를 공연한 배우 박해수는 이날 공개된 영상을 통해 “이 공간이 제게는 극장이 아니라 전쟁하러 가는 곳이었다. 배우로서 제 시작점이자 깨질 수 있던 곳”이라고 했다. LG아트센터를 즐겨 찾던 박찬욱 감독은 “에든버러 페스티벌 수준의 공연이 1년 내내 펼쳐질 만큼 최고의 예술성을 가진 공간에서 어마어마한 예술적 영감을 받았다”며 “더도 말고 해오던 대로만 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현존 러시아 최고의 극 연출가로 꼽히는 레프 도딘은 이곳에서 ‘세 자매’ 등을 선보였다. 그는 “쉽지 않은 길을 선택하는 LG아트센터의 훌륭한 프로그래밍에 찬사를 보낸다”고 밝혔다.

독보적 위상만큼 극장 이전에 대한 우려도 컸다. 이현정 공연사업국장은 “새 공연장도 대중교통 접근성이 괜찮은 편이며 기존 관객 거주지를 살펴보면 서울 강남권에만 몰려있지 않다. 관객 유치에 대한 고민은 많지만, 결국 믿고 찾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방법뿐이다”라고 말했다. 단관 공연장의 한계에서 벗어난 LG아트센터는 주변 소음과 진동의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설계한 대극장과 가변형 블랙박스 극장에서 더욱 실험적이고 예술적 공연을 선보일 계획이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lg아트센터#역삼#마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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