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랑 작가가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작가가 된 이유

신효정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07-15 11:50수정 2021-07-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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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사진가 김흥구


인생을 살다 보면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짜장면이냐 짬뽕이냐의 간단한 경우에서부터 이직, 결혼, 출산 등 한 사람의 운명을 뒤흔드는 중대한 경우까지 다양하다.

소설 ‘시선으로부터’, ‘보건교사 안은영’, ‘피프티 피플’ 등으로 잘 알려진 정세랑 작가는 안정적인 직장인에서 소설가로 전향한 후 인생이 바뀐 케이스다.

출판사에서 책을 만드는 편집자 겸 소설 ‘덧니가 보고 싶어’, ‘지구에서 한아뿐’의 작가였던 그녀는 스스로 작가로서의 커리어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판단해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두 권의 책이 초판도 다 팔리지 않은 상황에서 그다음 세 번째 책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편집자로서의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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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장르 소설가에 대한 문단 사람들의 무시 섞인 말들도 얼른 소설에만 전념해 문학상을 받아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됐다.



최근 첫 에세이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를 출간한 정세랑 작가는 “멀쩡한 정규직을 포기하고 자발적으로 비정규직을 택하다니 스스로도 어이없고 두려워서 눈물이 절로 났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렇게 승승장구하고 있던 출판 편집자의 길을 뒤로하고 미미하기만 했던 소설 작가로의 삶을 선택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그때 당시 1000부도 겨우 팔린 책이었지만 그럼에도 강렬하게 지지해 주었던 독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책 한 권 없이 몇 편의 단편뿐이었을 때부터 가장 좋아하는 작가라고 말해주던 독자들이 의기양양할 수 있도록 어떻게든 살아남고 싶었던 마음이 가장 컸던 것.

정세랑 작가는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에서 지금은 남부러운 것 없어 보이는 잘나가는 성공한 작가이지만 한때는 다음 작품을 낼 수 있을까 걱정하며 불안한 시기를 보냈던 흔들리는 청춘이었다는 사실을 담담히 고백했다.

더불어 9년간 꾸준히 써온 여행기를 한 권의 책에 담아냈다. 여행기이지만 단순히 여행에 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그동안 소설 속에서는 만날 수 없었던 인간 정세랑의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평소 여행을 즐기지 않았던 이유가 다름 아닌 어린 시절부터 앓아왔던 소아 뇌전증 때문이었다는 사실과 그동안 소설 속 등장인물로 차용했던 실제 인물들의 이야기까지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신효정 동아닷컴 기자 hj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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