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물-면 3박자… ‘대프리카’ 청년 콩국수로 몸보신[임선영 작가의 오늘 뭐 먹지?]

임선영 음식작가·‘셰프의 맛집’ 저자 입력 2021-06-09 03:00수정 2021-06-09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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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 ‘생활온천두부방’의 콩국수. 임선영 씨 제공
임선영 음식작가·‘셰프의 맛집’ 저자
6월과 함께 더위가 성큼 찾아왔다. 식당이나 공공장소 입구에서 체온을 수시로 체크하기에 한낮의 태양 때문일지라도 몸에 열이 오르면 난감한 요즘. 열이 오른 몸을 식히면서 동시에 든든하게 몸보신 할 수 있는 음식이 있으니 바로 콩국수다.

더위 하면 떠오르는 도시 대구에서 한 청년이 인생을 걸고 두부와 콩물을 만드는 생활온천두부방이 있다. 이곳 콩국수를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는 콩, 물, 면이다. 콩국수를 만들려면 세 가지가 들어가는 건 당연하다고 여기겠지만 두부방 청년은 최상의 식재료를 찾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닌다.

첫 번째 비결은 콩이다. 그의 콩물에는 은은하고 향기로우며 자근자근 씹히는 입체감이 있다. 입안을 풍부하게 채우는 자연산 꿀 같은 단맛도 빼놓을 수 없다. 인공적으로는 도저히 만들 수 없는 맛의 밸런스는 싱그러운 콩에서 나온다. 청년은 콩물을 만들기 위해 전국을 찾아다니다가 강원도 영월산의 콩을 발견하고 심장이 뛰었다고 한다. 영월은 고랭지 농사가 잘되는 곳이며 석회암 지질로 인해 물 빠짐이 좋다. 일교차가 커 작물의 색, 향, 맛이 선명하다. 특히 영월은 국산 콩의 고품질 우량 종자를 군단위로 지원하며 대풍콩, 대원콩, 청아콩 등을 특화시켰다. 지역 자체가 좋은 콩을 수확하고 유통하기에 최상의 조건을 갖춘 것이다. 청년은 매년 12월 해콩 수확기에 가장 선도가 좋고 알이 굵은 콩 1년 치를 수매한다. 그리고 첨단 저온 저장시설에 보관하고 조리할 콩을 그때그때 가져와 쓴다. 이렇게 하면 일 년 내내 해콩의 선도와 풍미를 유지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물이다. 콩물과 두부를 만드는 데 콩만큼 중요한 게 물이다. 청년은 콩물을 갈고 두부를 응고시키는 데 해양 심층수를 사용한다. 강원도 고성 심해에서 가져온 물에는 풍부한 미네랄이 함유돼 있다. 마그네슘과 칼슘, 칼륨 비율이 3 대 1 대 1로 사람의 체액과 가까워 흡수가 잘된다. 햇빛이 도달하지 않는 심해로부터 취수해 미생물에 오염되지 않은 청정수다. 심층수와 함께 맷돌로 갈아낸 콩물에도 미네랄이 풍부해 갈증이 시원하게 풀린다. 소금이나 설탕을 따로 넣지 않아도 간간하고 달콤하게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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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국수다. 콩과 물을 확보한 청년은 콩국수를 완성하기 위해 자연건조 국수로 유명한 경남 밀양을 찾아갔다. 자신만의 철학으로 3대째 국수를 만드는 곳을 방문해 면을 얻었다. 콩물을 아무리 맛있게 만들어도 이를 머금는 면발이 별로면 말짱 도루묵이다. 그는 다소 도톰한 중면을 선택했다. 자신의 콩물이 다른 곳보다 진하고 걸쭉하기에 소면을 쓰면 입으로 들어오는 식감이 떡처럼 뭉칠 수 있어서다. 중면은 걸쭉한 콩물에 전혀 기죽지 않으면서도 콩 입자까지 면 사이사이로 껴안아 진한 콩물을 혀까지 전달한다. 이렇게 완성된 콩국수는 오동통하니 보들보들하면서도 쫄깃하다. 씹는 순간 고소하고 달콤한 맛이 터진다.

임선영 음식작가·‘셰프의 맛집’ 저자 nalgea@gmail.com
#대프리카#콩국수#몸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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