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한인 가정 내 폭력, 그리고 화해…이민자들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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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13일 15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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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재미한인 가족 갈등 다룬 ‘안전한 나의 집’
◇ 안전한 나의 집 / 정윤 지음 / 최필원 옮김 / 비채 / 1만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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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전세계에서 이주한 사람들이 사는 ‘이민자의 나라’이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주류와 비주류는 존재한다. 아시아에서 온 이민자들은 대표적인 ‘비주류’이다.

특히 아시아 이민자이면서 여성인 경우는 ‘아웃사이더’ 중의 아웃사이더로 여겨진다. 그런 아웃사이더인 정윤 작가는 미국에서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과 그 가족들의 삶에 주목했다.

책은 1970년대에 미국으로 건너가 보란 듯이 성공한 아버지, 교수가 된 아들, 사랑스러운 손자를 둘러싼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들을 둘러싼 한인사회에서는 주일에 무조건 교회에 가고, 부엌에는 며느리들만 드나들며, 반드시 남자 앞에 먼저 음식을 차려야 한다.

대부분 미국에서 나고 자랐음에도 이런 폐쇄적인 분위기를 보이는 한인사회. 4세 때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온 주인공 ‘경’은 그런 분위기가 싫어 백인여성과 결혼했지만, 부모와 연을 끊지 못하고 애매한 관계를 이어간다.

그러다가 집 뒤뜰에서 넋이 나간 모습에 알몸으로 걸어오는 상처투성이의 여자, 경의 어머니를 보게 된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집에 강도가 든 것.

집에서 폭력적이었던 아버지와 무기력했던 어머니의 삶을 통해 남과 경쟁하느라 행복을 느낄 여유조차 잃은, 동방예의지국에서 왔다면서 가정에선 폭력적으로 변하는 한인가정의 문제점을 책에서 잘 드러내고 있다. 또한 작가는 이에 그치지 않고 가족 간 화해의 길까지 열어줬다.

영어로 출판됐던 이 책은 보스턴작가협회에서 수여하는 ‘줄리아 워드 하우상’을 수상하고 2016 굿리즈 ‘올해의 소설, BBC 컬처 ’이달의 책‘, 애플 iBooks ’이달의 책‘ 등으로 꼽히며 미국 독자와 평단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재캐나다한인인 책을 번역한 최필원은 “오해와 실수, 세월이 흘러도 떨쳐지지 않는 가족 갈등에 대한 소설”이라며 “해외교포 1.5세로서, 아이들의 정체성 혼란을 걱정하는 부모로서, 인물들의 시련과 불화가 특히 섬뜩하게 와닿았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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