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음악콩쿠르, 다양한 개성… 아시아계 성장 두드러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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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성악부문 예선현장 지켜보니

24일 개막한 ‘LG와 함께하는 제15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 1, 2차 예선에서는 예년보다 다양한 개성과 기교로 무장한 성악가들이 한 치 양보 없는 불꽃 경연을 펼쳤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24일 개막한 ‘LG와 함께하는 제15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 1, 2차 예선에서는 예년보다 다양한 개성과 기교로 무장한 성악가들이 한 치 양보 없는 불꽃 경연을 펼쳤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최근 독일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대도시 오페라극장에서는 한국인이 출연하지 않은 오페라를 관람하는 게 희귀한 일이 되고 있다. 세계 성악계에 인재를 공급하는 ‘핫플레이스’ 서울에서는 24일부터 서초동 예술의전당 음악당에서 ‘LG와 함께하는 제15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의 성악부문이 열리고 있다.

3년마다 돌아오는 이 콩쿠르 성악부문 경연은 올해가 다섯 번째다. 예년에 비해 참가자들이 선택한 레퍼토리가 넓어진 점이 우선 눈에 띄었다. 24, 25일 열린 1차 예선부터 예년에 적었던 영미 가곡이나 요구되는 기교의 차원이 다른 19세기 초중반 프랑스의 기교적 아리아를 선택한 참가자가 여럿 있었다. 초반 경연부터 다채로운 테크닉을 요구하는 긴 콜로라투라 아리아를 노래하는 참가자도 있었다.

다양한 지역적 배경을 가진 참가자들의 노래를 감상하는 것은 국제 성악콩쿠르가 제공하는 커다란 즐거움이다. 올해 경연에서는 아시아 인접국 참가자들이 이전보다 치밀한 준비를 갖추고 참가했다. 28일 열리는 준결선에는 한국 참가자 외 몽골 참가자 1명만이 진출했지만,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성악계의 성장세는 한국 음악인들이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그 성장은 우리 음악계에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미 대륙에서 온 참가자들도 준결선 진출자를 내지 못했지만, 우리 무대에서 만나기 힘든 다채로운 색깔의 발성과 표현으로 경연 무대를 한층 다채롭게 만들었다.

올해도 참가자가 많은 바리톤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심사위원들은 음역을 가리지 않고 완성도가 높으면서 큰 가능성을 보인 참가자에게 높은 점수를 부여하지만, 특정 음역의 경쟁자가 많으면 참가자들에게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올해 출연한 바리톤들은 특히 예년보다 다양한 개성과 목소리의 질감으로 승부했다. 테너를 연상시키는 높은 공명과 화려한 음색을 갖춘 바리톤도 있었고, 거대한 뒷배경을 받쳐둔 듯 베이스를 닮은 탄탄한 저역의 발성이 인상적인 바리톤도 눈에 띄었다. 모든 음역에서 배음(倍音) 성분이 강한 발성보다는 밝게 앞쪽으로 소리를 방사하는 참가자가 많았다.

공식 반주자 박형진을 비롯한 반주자들이 리스트의 질풍 같은 ‘로렐라이’ 반주부를 비롯한 여러 어려운 반주부를 깔끔하게 소화하며 참가자들의 훌륭한 밑받침이 되어준 점도 인상적이었다. 1, 2차 경연 기간 내내 서울 미세먼지 수준이 ‘좋음’과 ‘보통’을 오간 것은 참가한 성악가들을 위해 안도의 한숨이 나오는 부분이었다. ‘LG와 함께하는 제15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는 28일 4개국 12명이 참가하는 준결선, 30일에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장윤성 지휘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협연하는 결선 경연이 열린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서울국제음악콩쿠르#성악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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