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 영역 확장… 북한작품도 해외 소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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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인 신임 한국문학번역원장
“서울 중심 엘리트 문단문학 탈피… 해외동포-고전문학 지원도 강화”

“해외에 소개하는 한국 문학의 폭을 기존 서울 중심의 엘리트 문단 문학에서 북한, 해외동포, 고전문학으로까지 폭넓게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취임 후 처음 기자간담회를 가진 김사인 한국문학번역원장(62·사진)은 20일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국 문학번역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한국 문학’의 정의에 새로운 질문을 던지며 번역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시인 출신의 국문학자로 한국작가회의 사무국장, 부이사장 등을 지냈고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했다. 한국문학번역원장을 외국 문학 전문가가 아닌 국문학자가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하는 등 한국 문학의 위상이 국제적으로 높아지면서 ‘단순 번역’을 넘어서 보다 심층적인 접근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번역원의 업무가 해외 어문학 전문가를 키우는 것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정작 어떤 작가나 작품을 지원할 것인지 한국 문학 자체에 대한 고민은 외부 기구의 도움에 의존했다”며 “보다 심도 있는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국문학 전공자이자 한국 문학 현장을 잘 아는 이가 필요한 시점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번역원 내에 한국어문학 부서를 신설할 예정이다. 이 부서에서 다루게 될 한국어문학은 남북한 문학, 해외동포 문학을 아우른다. 그는 “한국어문학을 공간적, 시간적으로 확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문문학, 시조, 구비문학 등 고전문학 번역 지원도 강화할 예정이다. 그는 “무라카미 하루키, 오에 겐자부로가 느닷없이 나온 게 아니라 일본 고전문학을 꾸준히 오래 번역한 토대 위에서 배출됐다”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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