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아닌 연결이 출판업의 새 도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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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북인스티튜트 토론회 개최

“제조(製造)로서의 출판에서 연결로서의 출판으로 바뀌어야 한다. 출판업이 소비자인 독자와 ‘습관적 관계’를 어떻게 형성하느냐가 관건이 됐다. 이런 상황은 출판업뿐 아니라 다른 산업도 마찬가지다.”(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한국출판인회의 부설 출판전문교육기관인 서울북인스티튜트의 연례 토론회가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창비학당에서 ‘출판 환경의 변화와 나의 새로운 도전’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장 대표,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 김학원 휴머니스트 대표가 발제자로 참여했다.

발제 세부 내용은 발표자마다 달랐지만 밑바탕에 공통적으로 깔린 주제는 ‘연결’이었다. 한 소장은 “출판산업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구글 프린트’가 될 것”이라며 “모든 종이책이 디지털 데이터로 전환돼 네트워크상에 공유되는 상황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해마다 적잖은 출판업 경험자가 독립해 소수의 책을 스스로 펴내는 양상이 확산되면서 출판시장 규모는 정체된 채로 시장참여자만 늘어나는 과잉 생산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책을 읽는 독자 수를 늘릴 방법을 찾지 못하면 산업 전체가 재앙을 맞이할 위험이 크다는 것. 그는 출판사 오너들의 전략적 의사결정을 통해 ‘잠재 독자를 개발하고 관리해 구매충성도를 확보한 뒤 책을 만들어내는 방식’을 취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저자와 독자가 이미 연결된 시대가 됐다. 출판사가 독자와 공유할 수 있는 건 이제 책 편집 과정에서의 열정뿐”이라며 “독서모임을 통해 개인의 읽는 행위를 적극적으로 타인과 공유하며 콘텐츠를 확대재생산하는 독자와 저자의 움직임에 어떻게 참여할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2년 전부터 한 주에 이틀씩 제작하고 있는 팟캐스트를 통한 콘텐츠 연계형 출판 프로세스를 소개했다. 그는 “저자들과 협업해 제작한 인문학 강의 팟캐스트 콘텐츠를 유연하게 쪼개고 다시 묶어 재구성해 출간하는 방식으로 새 길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서울북인스티튜트 토론회#출판업의 새도전#콘텐츠 연계형 출판 프로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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