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영의 연기, 절제미-담백함 단연 돋보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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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리뷰 / 스파르타쿠스

김지영(위)과 이재우의 2인무가 돋보이는 발레 스파르타쿠스. 국립발레단 제공
김지영(위)과 이재우의 2인무가 돋보이는 발레 스파르타쿠스. 국립발레단 제공
국립발레단의 ‘스파르타쿠스’는 군무를 추는 발레리노 45명의 꿈틀대는 근육과 남성적인 에너지가 압권인 작품이다. 이 때문에 남성 무용수에게 초점이 맞춰지지만 여성 무용수의 비중도 크다.

특히 주역 1, 2명이 도드라지는 다른 작품과 달리 네 명의 주역, 노예 스파르타쿠스와 그의 아내 프리기아, 로마 장군 크라수스와 그의 애첩 아이기나 모두 거의 동등하게 등장한다. 4명의 주역이 상반된 캐릭터를 얼마나 잘 살리느냐에 따라 드라마의 긴장감이 달라진다.

23일 서울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무대에는 이재우(스파르타쿠스), 김지영(프리기아), 변성완(크라수스), 박슬기(아이기나)가 등장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김지영이다. 올해 프로 데뷔 20주년을 맞은 김지영은 고난도 기술을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깔끔하게 처리했다. 사소하게 보일지 모르는 손끝, 발끝의 선과 동작 하나하나가 정확했다. 3막에서 이재우와의 2인무는 교재 같은 움직임을 보여줬다.

주역들 사이에서 김지영의 프리기아 연기는 절제미와 담백함이 돋보였다. 겉으로는 정숙함이지만 내면의 섹시함을 표현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는 그 중간을 김지영은 잘 알고 있었다.

스파르타쿠스는 지난해 녹음 음악을 사용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연주를 담당했다. 앞으로 국립발레단이 스파르타쿠스를 언제 다시 무대에 올릴지 알 수 없다. 이 무대가 김지영의 마지막 프리기아가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시 한 번, 아니 앞으로도 계속 김지영의 프리기아를 보고 싶다면 욕심일까? ★★★★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국립발레단#스파르타쿠스#김지영#프리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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