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유지 아닌 ‘이기는 전략으로’…키워드로 보는 INMA 2016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5일 20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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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에서 열린 INMA 2016 총회에서 T 브랜드 스튜디오의 세바스찬 토미치(왼쪽)와 가디언랩의 안나 왓킨스(오른쪽)가 각각 뉴욕타임즈와 가디언의 브랜디드 콘텐츠가 거둔 성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INMA 제공
영국 런던에서 열린 INMA 2016 총회에서 T 브랜드 스튜디오의 세바스찬 토미치(왼쪽)와 가디언랩의 안나 왓킨스(오른쪽)가 각각 뉴욕타임즈와 가디언의 브랜디드 콘텐츠가 거둔 성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INMA 제공
“현상유지가 아닌 이기는 전략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 얼 윌킨슨 사무총장은 5월 2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16년 INMA 총회에서 40여 개국 미디어기업 관계자 500여 명에게 미디어 기업의 성공전략으로 ‘이기는 전략’을 강조했다. 전통 미디어 산업이 쇠퇴하는 상황에서 현상유지는 결국 도태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INMA 총회는 세계 주요 언론사의 기자, 마케터, 전략 담당자 등이 모여 미디어 시장의 최신 동향을 공유하고 앞으로의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다.

윌킨슨 사무총장은 ‘자동차 비즈니스’에서 ‘모빌리티 비즈니스’로 방향을 바꾼 미국의 대표 자동차 회사 GM의 사례를 들며, 미디어 기업의 ‘변신’을 주문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라”

22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INMA 총회에서 전 세계 미디어 기업 관계자들은 비즈니스 성공사례들을 발표했다. 그 가운데 눈길을 끈 것은 최근 미디어 기업들의 새로운 수익모델로 떠오른 ‘브랜디드 콘텐츠(Branded Contents)’ 분야다. 브랜디드 콘텐츠는 미디어 기업들이 생산하는 다양한 콘텐츠에 기업의 브랜드를 얹히는 새로운 형태의 홍보다.

미국 뉴욕타임즈는 브랜디드 콘텐츠를 만드는 별도 조직인 ‘T 브랜드 스튜디오’를 2014년 출범시켰다. 처음에는 광고주가 5개에 불과했지만 2년 만에 GE, 필립스 등 100여 개 광고주로 급성장했다. 세바스찬 토미치 뉴욕타임즈 광고 및 혁신 담당자는 “브랜디드 콘텐츠 매출이 매년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많은 언론사들이 브랜디드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를 새로 마련하면서 이 시장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디언랩 역시 시스코, 비자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과 모바일 중심 캠페인을 진행하며 브랜디드 콘텐츠 매출을 확대하고 있다. 가디언 전체 매출의 10%가 브랜디드 콘텐츠 매출이다.

특화된 콘텐츠로 유료화 모델을 성공시킨 사례도 소개됐다. 테크놀러지 관련 심층 뉴스를 돈을 받고 뉴스레터 형식으로 독자들에게 전달하거나, 일반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은 동영상을 유료 회원들에게만 먼저 제공하는 서비스 등이 관심을 받았다. 독일 일간지 ‘빌트(Bild)’의 프리미엄 유료화 서비스를 성공시킨 토비아스 헤닝 씨는 “독자들은 콘텐츠가 좋으면 기꺼이 지갑을 연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두려운 5인방(scary 5)을 넘어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 2016 총회장에 마련된 구글의 부스에서 총회 참석자들이 VR콘텐츠를 체험하고 있다. INMA 제공
영국 런던에서 열린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 2016 총회장에 마련된 구글의 부스에서 총회 참석자들이 VR콘텐츠를 체험하고 있다. INMA 제공
이번 총회에서는 미디어 기업을 향한 구글의 ‘구애’가 눈길을 끌었다. 구글은 회의장 앞 로비에 가장 큰 규모의 홍보 부스를 설치했다. 총회 사전 세미나로 검색, 지도, 유튜브 서비스를 이용한 다양한 보도 사례도 선보였다. 미디어 기업들의 최적 협력 파트너가 자신들이란 점을 알리기 위해서다.

구글을 비롯해 페이스북, 트위터, 애플, 스냅챗 등은 미디어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다. 미디어 기업들과 콘텐츠 제휴 계약을 맺고 이미 미디어 산업의 주요 ‘행위자’로 자리잡았다. 이번 총회에서 이들 5개 기업을 ‘두려운 5인방(scary 5)’으로 부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의 신생 매체 ‘복스 미디어(Vox Media)’는 미디어 기업이 두려운 5인방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복스 미디어’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텀블러 등 다양한 플랫폼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미디어로 유명하다. 각각의 플랫폼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만들어 플랫폼에 상관없이 소비자들이 ‘복스 미디어’ 브랜드 콘텐츠를 찾도록 한 것이다. 조나단 헌트 부사장은 “지금 시대에 중요한 것은 플랫폼이 아니라 브랜드”라며 “좋은 품질의 콘텐츠를 통해 좋은 브랜드를 만들어낸다면 소비자들은 플랫폼이 아닌 브랜드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공의 답은 독자에게 있다”

세계 미디어 기업들은 독자의 관심사와 콘텐츠 소비 패턴, 뉴스 소비 시간 등 가능한 모든 정보를 동원해 독자 연구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영국의 ‘가디언’은 ‘ophan’이라는 사내 시스템을 통해 디지털 독자의 유입 경로와 관심사, 댓글 등 가능한 모든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이렇게 분석한 데이터를 통해 지역 기반의 뉴스를 발굴하고 독자와의 인터랙티브 뉴스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한다. 경찰에게 살해당한 미국 내 희생자 데이터를 축적하는 ‘더 카운티드(the counted)’는 독자들과 가디언이 함께 만든 보도의 대표 사례다.

런던=이서현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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