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情]청정 햇볕과 바람으로 말린 ‘건시’… 비타민 풍성한 건강식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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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여 농가서 생산하는 장성 곶감 연간 66억 원 매출 올리는 ‘효자’
곶감 구입 후 즉시 냉동했다가먹기 한시간 전 자연해동하면 별미


《전남은 전국의 절반을 차지하는 6000km의 리아스식 해안과 2000여 개의 섬, 전국 최대 친환경 인증 경지 면적(전국의 57%)을 보유한 ‘생명의 땅’이다. 여기에다 연간 평균 일조량이 2105시간으로 서울 1772시간보다 무려 333시간이나 많다. 미세먼지 측정량은 m³당 46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으로 m³당 경기 6746μg, 서울 6146μg보다 낮아 공기가 깨끗하다. 게다가 미네랄이 풍부한 황토와 갯벌 등이 고루 분포해 친환경 농수산물을 생산하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기름진 들녘과 청정해역에서 자란 전남의 농수산물은 그래서 맛과 품질이 뛰어나다.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맞아 선물용으로 제격인 전남의 농수특산품을 소개한다. 남도의 훈훈한 인심이 묻어나는 특산품으로 따뜻한 정을 나누면 어떨까.》

전남 장성군 북하면 곶감 건조장에서 주민들이 설 선물용 곶감을 손질하고 있다. 장성 곶감은 일교차가 크고 바람이 많은 최적의 자연조건에서 건조돼 당도가 높고 품질이 뛰어나다. 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전남 장성군 북하면 곶감 건조장에서 주민들이 설 선물용 곶감을 손질하고 있다. 장성 곶감은 일교차가 크고 바람이 많은 최적의 자연조건에서 건조돼 당도가 높고 품질이 뛰어나다. 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쫄깃함과 달콤한 식감이 매력인 곶감은 간식거리가 변변찮은 시절 귀한 주전부리로 대접 받았다. 수정과에 동동 띄우는 곶감의 맛은 그 어떤 음료보다도 좋았다. 감나무가 흔한 시골 곳곳마다 가을철이 되면 떫은 감을 따서 깎아 곶감을 만들곤 했다. 곶감은 완숙되기 직전의 생감을 따서 껍질을 벗겨 서늘하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걸어 놓고 말리는 과정을 반복한다.

동의보감에도 ‘위장을 따뜻하게 하고 튼튼하게 해 어혈을 풀어주고 목소리를 곱게 한다’, ‘기침 가래에도 효과가 있어 늘 먹어야 할 음식’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곶감 표면에 생기는 하얀 가루는 갈증을 멎게 하고 목에 생긴 염증을 가라앉힌다고 한다.

전남 장성 곶감은 예로부터 전국 최고의 품질로 임금에게 진상됐을 정도로 유명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곶감시(市)가 열릴 정도로 장성은 곶감의 고장으로 명성이 높았다.

장성에서는 230여 농가가 곶감을 생산해 연간 66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품종은 대봉, 고종시, 월하시, 비단시, 먹시, 상추감 등이다. 이 가운데 대봉 품종이 전체 생산량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장성 곶감은 품질이 우수한 대봉을 원료로 만들어 당도가 높다. 일교차가 크고 바람이 많은 최적의 자연조건에서 건조돼 타 지역의 곶감에 비해 품질이 뛰어나다. 유두석 장성군수는 “전국 생산량 중 1% 비율밖에 되지 않지만 품질이 좋은 곶감을 생산한다는 자부심만은 크다”고 말했다.
‘장성 곶감 농가들이 선보이는 곶감선물세트. 3만 원에서 최고 30만 원까지 다양하다.
‘장성 곶감 농가들이 선보이는 곶감선물세트. 3만 원에서 최고 30만 원까지 다양하다.
‘장성 곶감 농가들이 선보이는 곶감선물세트. 3만 원에서 최고 30만 원까지 다양하다.
‘장성 곶감 농가들이 선보이는 곶감선물세트. 3만 원에서 최고 30만 원까지 다양하다.

장성 곶감이 설 명절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출하되면서 전국에서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1상자에 3만 원에서 최고 30만 원대까지 다양하다. 현재 백양곶감영농조합(061-392-4422)과 백암산친환경곶감영농조합(010-4606-7776), 백양사곶감연구회(017-606-4957), 방장산곶감작목반(010-8600-8486), 백양사농협 농임산물유통센터(061-394-8605), 이일사농장(061-393-0214)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모든 상품은 고급 포장으로 원하는 날짜에 배송이 가능하다.

곶감은 말리는 방법에 따라 부르는 명칭이 다르다.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곶감은 볕에 말린 것으로 하얀 분말이 감싸고 있어 백시(白*)·건시(乾*)라 한다. 장성 곶감은 대부분 건시다. 아궁이에 군불을 지펴 건조시킨 감은 까마귀처럼 검다고 해서 오시(烏*)·화시(火*)라 부른다.

곶감은 비타민A와 비타민C(사과의 10배)가 풍부해 최고의 참살이(웰빙)식품이다. 곶감을 먹을 때 끝 맛이 약간 떫은 이유는 타닌 성분 때문이다. 타닌은 설사를 멎게 해주고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음주 전후에 곶감 3개를 물에 넣은 후 달여서 1컵씩 하루 세 번 복용하면 숙취 해소에도 좋다.

곶감은 색이 주황색에 가까울수록 상품이다. 너무 검지 않아야 하고 만져보아 지나치게 무르거나 딱딱하지 않은 게 좋다. 곶감을 맛있게 먹으려면 받은 즉시 냉동 보관해야 한다. 먹기 1시간 전에 꺼내 자연 해동시킨 뒤 말랑말랑해지면 먹는다.

장성군은 지난해 기존의 스티로폼보다 보냉효과가 뛰어난 우드락 박스를 새롭게 개발해 곶감 생산 농가에 보급했다. 택배 배송 때 소비자가 신선한 곶감을 받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김영중 장성군농업기술센터 원예기술담당은 “일교차가 크고 바람이 많은 장성의 기후 조건과 대봉시를 자연 건조시키는 노하우가 어우러져 맛이 좋고 당도가 뛰어나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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