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 동시에 한 살 먹는 날…햇수 나이 계산법 우리만?

박태근기자 입력 2015-12-30 18:04수정 2015-12-30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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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며칠 후면 우리나라 전 국민이 동시에 한 살을 먹는다. 전 세계에서 모든 국민이 동시에 나이를 먹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우리나라도 물론 법적(민법 제158조)으로는 출생일을 기준으로 나이를 산출한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관습적으로 사용되는 나이가 별개로 존재하는 사회문화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태어난 해를 포함해 살아온 햇수를 나이로 인지하는 한국식 나이 계산은 먼 옛날 중국에서 시작돼 한국 일본 몽골, 베트남 등 동아시아 국가 대부분이 사용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동아시아식 나이는 원래 음력을 기초로 한 나이셈법이다. 흔히 말하는 동갑이라는 표현도 음력을 기초로 한 60갑자의 일치를 뜻한다. 공식적인 역법이 양력으로 교체되었음에도, 한국인들은 통상적으로 양력에 동아시아식 나이를 적용해서 사용해서 신정에 한 살 더 먹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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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식 나이 계산의 유래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중국을 비롯한 한자 문화권에서 ‘0’의 개념이 없어서 나자마자 1 부터 시작했다는 설과, 농경사회에서 중시하는 해의 길이 또는 계절 변화와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있다. 또 인간존중에 기반해 인생은 태어나는 순간부터가 아닌 임신을 하는 순간부터로 여긴데서 비롯됐다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제외한 나머지 동아시아 국가에서 연 나이계산법은 이미 100년도 전에 사라졌다.

중국에서는 1966~1976년 10년간 진행된 문화대혁명 이후 폐지됐다. 일본 역시 1902년 법령까지 제정해 만 나이 문화를 정착시켰다. 베트남은 프랑스 식민지 시대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현재 유일하게 대한민국에서만 일상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심지어 북한에서도 더 이상 연 나이를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동아시아식 계산법은 태어나자마자 한살이 되기 때문에 12월 31일 23시에 아기가 태어나면 1시간 만에 두 살을 먹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기도 한다.

또 법률과 공문서 등에서는 만 나이를 쓰고 사회에서는 연 나이를 혼용하다 보니 곳곳에서 혼선이 빚어지기도 한다. 방송이나 기사에서 나이를 표기해도 연 나이가 정확히 몇 살 인지 알기가 어렵고, 유명인들이 나이를 공개해도 만 나이 인지 연 나이인지 아리송 하다. 또 같은 해에 태어났더라도 초등학교를 일찍 들어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사적으로 만나면 이른바 ‘서열정리’가 복잡해진다.

그런데도 왜 유독 우리나라만 연 나이 문화가 사라지지 않는 걸까?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나이로 호칭을 정하는 사회 분위기가 크게 한몫 한다.

외국에서는 나이에 관계없이 이름을 부르면 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형인지 아우인지 친구인지 확인해야 호칭이 결정 되므로 친해지기 위해서는 나이부터 물어본다. 1월 1일에 전국민의 나이가 일괄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친구로 여기던 사람을 어느날 갑자기 형 또는 아우라고 불러야 하는 이상한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한편,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공식적으로도 만 나이가 아닌 연도를 기준으로 행정처리를 하는 경우가 있다.

병역법의 경우 병역 자원의 통일적 관리를 위해 생일이 아닌 연도를 기준으로 나이를 계산하고 청소년보호법의 경우엔 규제의 효율성과 집행의 편의성을 위해 연도를 기준으로 청소년 여부를 구분한다.

그 외에 초중등교육법에서도 연나이의 개념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이른바 빠른 생일의 폐해 때문이다. 2007년 이후의 초등학교 입학생의 경우 빠른 나이라는 개념이 없다.

내용 발췌: 나무위키 등재 논문 ‘근대 이전에 동아시아 여러 국가가 나이를 세는 방법으로 쓴 셈법’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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