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와 조각의 경계 허문 추상미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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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작가 ‘이미 크뉘벨’전

독일 작가 이미 크뉘벨의 ‘Anima Mundi 67-4’(2013년). 아크릴물감을 칠한 알루미늄 패널을 잘라 조합했다. 리안갤러리 제공
독일 작가 이미 크뉘벨의 ‘Anima Mundi 67-4’(2013년). 아크릴물감을 칠한 알루미늄 패널을 잘라 조합했다. 리안갤러리 제공
잘라낸 알루미늄에 원색 아크릴물감을 칠해 짜맞춰 붙였다. 작가의 세심한 붓놀림이나 조각칼 다루는 솜씨를 확인하고 싶은 관람객이라면 4월 18일까지 서울 종로구 리안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미 크뉘벨’전은 그다지 권할 만한 전시가 아니다. 물감 칠 마무리는 세밀함과 거리가 멀고, 부정형으로 잘라 붙인 알루미늄 조각이 시각을 압도하는 메시지를 발하지도 않는다.

갤러리 측은 “이미 크뉘벨(75)은 1960년대부터 캔버스의 닫힌 영역을 벗어나 회화와 조각 작품의 경계를 허문 다양한 형태적 변주를 대담하게 선도한 독일 추상미술 작가”라고 설명했다. 그는 “캔버스의 틀을 구매한 순간부터 작가의 실수가 시작된다”고 한 독일 예술가 요제프 보이스(1921∼1986)의 선언에 크게 공감했다. 이후 오브제의 자유로운 형상 변화를 추구하면서 그들이 놓인 공간과의 전체적 관계성에 대한 실험을 이어 왔다고 한다.

이번 첫 국내 개인전에는 딱정벌레 또는 나뭇잎 형상을 극도로 단순화한 알루미늄 작품 7점을 선보인다. 모든 관객이 갤러리의 바람처럼 ‘기하학적 형태와 색채의 환상적 조화’를 확인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서울 거리의 온갖 흔한 잡스러움을 걷어낸 통의동 골목 산책길의 상쾌함을 북돋울 전시임에는 틀림없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이미 크뉘벨#추상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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