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자유인 노자-장자 “통념의 함정서 벗어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최진석 지음/392쪽·2만5000원·소나무
◇장자처럼 살라/박홍순 지음/424쪽·1만8000원·한빛비즈

산중에 처박혀 책 읽는 행복. 복 받은 자들의 여름휴가다. 온종일 혼자 웃다가 울고, 한숨짓다가 책을 덮고 생각에 잠긴다. 그윽하고 맑은 눈. 살랑살랑 솔바람. 그 어느 때보다 노자와 장자의 말씀이 가슴 깊숙이 젖어 온다.

노자의 화두는 ‘去彼取此(거피취차)’다. ‘저 멀리 있는 저것을 버리고, 여기 있는 이것을 취하라’는 뜻이다. 공자나 맹자가 말하는 ‘성인의 말씀대로’ 살지 말라는 얘기다. 그건 성인이 만든 세상일 뿐이다. 여기 있는 ‘네 자신으로 돌아오라’고 말한다. 거창한 이념 따위는 버리고, 자기 자신만의 무위의 삶에 충실하라고 요구한다.

“자기 자신이 먹고 있는 바로 그것을 맛있다 여기고, 자신이 입고 있는 바로 그것을 아름답게 여기며, 자신이 살고 있는 바로 그 거처를 편안히 여기고, 자신이 사는 바로 그 풍속을 즐긴다.”

노자는 결코 자신의 안일만을 추구하는 은둔자가 아니었다. 그는 공자의 ‘극기복례 모델’을 버려야 백성들의 삶이 더욱 풍요로워진다고 주장했을 뿐이다. ‘인의(仁義)’ 따위를 버려야 사람들의 효심이 더 풍성하게 꽃을 피운다고 보았다.

재야인문학자 박홍순은 한발 더 나간다. 아예 ‘장자처럼 살라’고 말한다. 어떻게? 바로 ‘자유인의 삶’이다. 누가 뭐래도 자신의 길을 무소의 뿔처럼 홀로 가라는 것이다.

왜 이름을 남기기 위해 한평생 입신양명에 목을 매는가. 왜 군주나 국가를 위해 살아야 하는가. 그것은 공자와 맹자가 당시 춘추전국시대 국가 이데올로기를 뒷받침하기 위해 만든 ‘노예의 도덕’이다.

장자는 홀로 광야에서 외쳤다. ‘법, 제도, 노동, 규율, 근면성실’의 통념을 버려라. 나무 밑에서 드르렁 코를 골며 늘어지게 낮잠을 자라. 이곳저곳 어슬렁거리며 실컷 놀아라. 자유인 장자가 세상에 날린 통렬한 비수였다. 신자유주의에 헐떡이는 현대인들의 가슴도 뜨끔하다.

김화성 전문기자 mars@donga.com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장자처럼 살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