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Dining 3.0]찜통더위엔 칼슘이 풍부한 한우사골로 우려낸 진국이 제격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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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은 유난히 무덥다. 우리 조상들은 이렇게 더운 여름날 한우 사골국을 보양식으로 즐겨 먹었다. 부유한 양반이야 한우의 안심이나 등심을 먹었지만 서민들은 한우에서 나오는 뼈를 푹 고아서 우려낸 곰탕을 먹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한우 사골국이 서민의 전유물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조선시대의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에 따르면 ‘영조가 담(痰) 때문에 현기증을 앓자 어의가 사골을 처방했다’는 기록이 있다. 한우 사골국에는 각종 영양소가 풍부해 왕이 약으로도 처방을 받았다는 뜻이다.

식품전문가들은 사골국에 콜라겐과 단백질, 칼슘 등 각종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기 때문에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다고 강조한다.

사골에 함유된 칼슘은 골다공증과 빈혈을 막아줘 여성들에게 인기다. 마그네슘과 황, 칼륨 등 무기질은 남성들의 기력을 보충해준다. 콜라겐과 콘드로이친은 뼈의 성장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어린이나 노인, 임신부에게 좋다. 또 이들 영양소는 피부의 탄력도 유지해주기 때문에 피부에 신경을 많이 쓰는 여성들이 즐겨 먹는다.

흔히 사골국의 열량이 높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사골국의 지방을 적당하게 걷어내면 열량이 저지방 우유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사골국을 식힌 뒤 2, 3차례 지방을 걷어낸 사골국의 칼로리는 100mL당 약 47Cal다. 사골국 한 그릇(250mL 기준)은 117.5Cal에 그친다. 밥 한공기의 칼로리는 300Cal 정도다.

사골국의 조리법은 의외로 간단하지만 그 안의 영양소를 파괴하지 않기 위해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윤지영 숙명여대 교수(문화관광학부)는 “한우 사골국을 너무 많이 끓이면 칼슘의 흡수를 방해하는 인 성분 수치가 높아질 수 있다”며 “12시간 이내로 끓이되 2, 3회만 우려먹는 게 좋다”고 말했다.

질이 좋은 한우 사골을 고르기 위해 알아둬야 할 게 있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는 좋은 사골은 뼈와 골수 사이에 붉은색 경계가 뚜렷하고 연골 부분이 많이 남아 있으며, 붉은색 얼룩이 선명한 것을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한우 한 마리에는 사골이 8개가 있다. 사골은 통상 골반 밑에서부터 무릎 뼈까지를 가리킨다.

한우 사골과 수입산 사골을 구별하는 방법도 있다. 한우 사골은 발목이 비교적 가늘고, 뼛속 골수가 선홍색이며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단단하다. 또 발톱 사이 황색 털이 약간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반면 수입산 사골은 발목이 굵고 발톱 사이의 잔털도 거의 제거돼 있다. 끓였을 때 뽀얗고 깊은 색이 우러나오지 않고 노란 기름이 많이 뜨면 수입산 사골일 가능성이 높다.

유통업계는 여름철 한우 사골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각종 할인 행사를 펼치고 있다. 농협유통은 이달 21일까지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와 함께 한우사골과 꼬리, 우족 등을 100g당 780원에 판매한다. 롯데슈퍼는 24일부터 30일까지 한우사골을 55% 할인 판매한다. GS리테일도 21일까지 한우사골을 50% 안팎으로 할인 판매한다.

사골국은 한 번에 많은 양을 끓인 뒤 냉동실에 나눠 보관하면 조미료 대용인 육수로도 쓸 수 있기 때문에 활용도도 높다. 시중에는 사골국을 끓이기에 바쁜 사람들을 위해 미리 조리된 형태로 냉동된 사골국도 판매되고 있다.

강성기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위원장은 “간편식 형태로 판매되는 사골 제품을 구매할 경우 사골이 한우인지 수입산인지 꼭 확인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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