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놀림받던 의사, 어떻게 세계적 과학자 되었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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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의 발견/야마나카 신야, 미도리 신야 지음/김소연 옮김/224쪽·1만2000원/해나무

매년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되면 노벨평화상 수상자의 업적이나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작품이 화제가 된다. 반면 노벨생리의학상이나 노벨물리학상, 노벨화학상 같은 과학 계통은 관련 전공자나 전문가가 아니면 얼마나 대단한 업적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지난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일본의 야마나카 신야(山中伸彌·51) 교토대 교수가 쓴 이 자전 에세이는 그래서 반갑다. 드라마틱한 개인사나 자기계발을 위한 조언에 치중하기보다 그가 노벨상을 받기까지의 연구 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차근차근 소개했다.

그는 유도만능줄기세포(체세포 역분화줄기세포·iPS) 개발과 응용 과정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상을 받았다. iPS는 체세포를 초기화시킨 것으로, 어른 세포를 아기 세포로 바꾸듯 세포의 생체 시간을 되돌린 세포다. 어른의 체세포에 4개의 유전자를 집어넣으면 이미 분화된 체세포가 배아줄기세포와 비슷한 세포가 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로써 난치병 환자 치료와 신약 개발에 무한한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

언뜻 천재일 것만 같은 노벨상 수상자도 실패를 이겨낸 평범한 인간임을 보여주는 대목이 눈에 띈다. 그는 이전에 정형외과 의사였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수술에 재능이 없었다. 다른 의사들은 20분이면 끝낼 수술을 2시간이나 끌었고, 동료들은 그를 ‘자마나카(걸림돌)’라고 불렀다. 기초과학자로 진로를 바꿔 미국에서 연구를 마치고 귀국한 뒤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의욕 상실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성인의 체세포를 원시세포로 초기화시킨다는 ‘무모한 비전’이 그를 세계적인 과학자로 이끌었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노벨상#가능성의 발견#야마나카 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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