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원 “새 둥지 어디 없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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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부터 학술원과 동거… 건물 포화 새 이전장소 물색

예술계와 학술계 원로들의 ‘동거’가 26년 만에 끝날까.

서울 서초구 반포4동 대한민국학술원 건물에 입주해 있는 대한민국예술원이 독립 건물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1954년 나란히 창설된 예술원과 학술원은 1987년 반포동에 3층짜리 학·예술원 신청사를 짓고 입주했다. 당시만 해도 예술원 회원은 65명, 학술원 회원은 100명(이하 정원 기준)으로 3층짜리 건물을 함께 써도 될 정도였다.

하지만 1988년 학술원법이 개정되며 학술원 정원은 150명으로, 1996년 예술원법이 개정되며 예술원 정원도 100명으로 늘어났다. 1980년대 후반에 비해 양쪽 회원을 합한 수가 100명 가까이 증원되고 각종 사업이 증가하자 양 기관은 중앙부처에 모두 공간 부족을 호소해 왔다. 현재 건물 1층은 예술원, 2·3층은 학술원이 주로 사용하고 있다.

개관 당시만 해도 학술원과 예술원이 당시 문교부(현 교육부) 산하에 함께 있었고, 건물은 공동 관리 개념이었다. 그러나 1989년 예술원이 문화공보부(현 문화체육관광부)로 소속이 바뀌고, 학술원이 건물 관리를 전담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학술원이 회원 수도 훨씬 많아 예술원이 학술원에 세를 사는 것처럼 됐기 때문이다.

김정옥 예술원 회장은 “학술원이 그동안 말이 없다가 (최근에는) 공간이 좁다고 우리보고 ‘나가 달라’고 하더라. (예술원 이전에 대해) 당국에 의견을 전달했고, 대통령직인수위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예술원 사무국은 회원들의 의견을 받아 서울 덕수궁 석조전과 대학로 옛 예총회관 등을 이전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 이미 실사를 통해 적합 여부를 살핀 곳도 있다. 강병구 예술원 사무국장은 “덕수궁 석조전에 대해선 일부 반대 의견도 있다. ‘전 국민이 향유할 공간을 예술원만 쓰는 게 합당하냐’는 지적이다. 서울 동숭동 대학로의 옛 예총회관은 현지답사를 해보니 엘리베이터와 주차장이 없어 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 계속 이전 장소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예술원#학술원#새 이전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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