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주방보다 욕실 수가 많으니… 욕실 인테리어, 해볼 만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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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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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양하 한샘 회장의 요즘 관심사는…

최양하 한샘 회장은 최근 주부들에게 각광 받는 부엌가구 ‘키친바흐’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한샘은 부엌에 이어 욕실자재, 마루, 창호 등을 아우르는 건자재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나섰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최양하 한샘 회장은 최근 주부들에게 각광 받는 부엌가구 ‘키친바흐’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한샘은 부엌에 이어 욕실자재, 마루, 창호 등을 아우르는 건자재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나섰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최근 기자는 네 살배기 딸의 책장과 장난감 수납장을 새로 구입하면서 한샘의 인터넷몰을 이용했다. 합리적인 가격대에 깔끔한 디자인, 전문 기사의 숙련된 시공이 조화를 이루면서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쇼핑 경험을 했다.

온라인 사업과 고급 부엌가구 등 새로운 유통망과 사업 영역들이 성과를 내면서 종합인테리어기업 한샘은 1분기(1∼3월)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3% 늘어난 1886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선방했다. 수익성은 더욱 높아져 영업이익은 157억4000만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7.8% 늘었다. 최근 서울 서초구 방배동 한샘 플래그숍에서 만난 최양하 한샘 회장(64)은 “키즈용 가구나 매트리스, 최고급 부엌가구 키친바흐가 모두 성장세가 좋아 성과가 난 것 같다”며 “앞으로 신규 사업에도 좀더 힘을 쏟아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샘 가구 전시장을 방문하는 주부들의 마음은 아파트 본보기집을 찾는 기분과 별반 다르지 않다. 예쁜 가구며 소품을 우리 집에 적용하는 모습을 수백만 번씩 상상해 보면서 들뜬 기분을 갖게 된다.

―인테리어 전문 업체를 운영하다 보면 여성의 마음을 읽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아요. 여성 소비자를 이해하기 위해 직접 요리를 한다거나 집을 꾸미진 않는지요.

“부엌을 자주 들여다보긴 하지만 솔직히 집안일엔 무능력합니다.(웃음) 아내가 집안일은 신경 안 써도 될 정도로 완벽하게 배려해준 덕분이죠.”

―집에 있는 한샘 가구 중 가족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화가에겐 화실이, 학교에는 연구실이 필요하듯, 주부에게는 주부의 작업실이 필요합니다. 이 공간은 집안 내에서 부엌이 될 가능성이 높겠죠. 저희 집에도 아일랜드 방식의 키친바흐를 적용했는데 아내가 참 좋아합니다. 식구들과 소통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되거든요.”

키친바흐는 VIP고객에게 차별화된 마케팅을 펼치면서 불황에도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소비자를 대상으로 사업을 확대한 시스템 욕실 브랜드 ‘하이바스’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욕실은 기존 전문 업체가 많아 블루오션이라 보긴 어렵지 않을까요.

“생각해 보세요. 부엌은 아무리 큰 집이라도 가구당 하나씩 있는데 화장실은 2, 3개씩 설치하잖아요. 사무실들도 부엌은 없어도 화장실은 없는 데가 없죠. 그만큼 욕실 시장이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재개발 재건축 붐도 시들해지면서 기존 노후 주택을 리모델링하는 욕실 인테리어 산업이 좀더 발달할 겁니다.”

그는 또 “한국에선 세면기 타일 욕조 수도꼭지를 각각 만드는 회사만 있을 뿐 총체적으로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욕실이란 상품을 설계해 시공까지 해준 사례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성공한 샐러리맨’의 전형으로 손꼽힌다. ‘일이 곧 삶’인 워커홀릭 스타일이라 색다른 취미는 없지만 몇 해 전부터 집 근처 양재천 산책로를 1시간씩 걸으며 몸 관리를 하고 있다고 했다.

“새벽 5시쯤 일어나 1시간 정도 걷습니다. 예전엔 임원회의 끝나면 등산을 했는데 요즘은 모두 함께 한강 둔치를 걷고 있어요. 임원들끼리도 분야가 다르면 서로 대화할 시간이 많지 않은데 이렇게 함께 걷다 보면 소통이 잘돼 부서 간 협조가 더 잘 이뤄지는 것 같습니다.”

최 회장은 1973년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1976년 대우중공업을 거쳐 1979년 한샘에 입사했다. 1979년 15억 원의 매출을 거두던 회사가 지난해 7832억 원을 올릴 정도로 성장하는 데 그는 온 청춘을 바쳐 힘을 보탰다.

“대기업에 몇 년 다니다 보니 톱니바퀴처럼 한 조직의 작은 부속품밖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주변에선 들어보지도 못한 작은 회사를 왜 가냐고 말렸지만 저는 작은 기업을 택해서 마음껏 역량을 펼치고 싶었어요. 이 회사 주식을 한 주라도 갖고 있으면 오너 아닌가요. 이런 주인의식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신입사원들에게도 누누이 강조합니다.”

달라지는 부동산 트렌드는 가구업체들에 위기이자 기회로 꼽힌다.

―집을 사지 않고, 소형주택을 선호하는 등 부동산 트렌드가 인테리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 같은데요.

“싱글족이 사는 원룸, 스튜디오 등 소형 주택 수요가 확연히 늘었습니다. 공간 활용도가 높은 ‘트랜스포머형’ 가구 등 새로 개발할 수 있는 상품은 많을 것 같아요. 사실 이사가 많아야 가구 교체 수요도 높아지는데 요즘은 이사 수요 자체가 줄어들어 힘든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기존 집에 살면서 더 쾌적하게 꾸미는 수요 덕에 가구 교체 시장은 점점 더 클 것으로 전망합니다.”

한샘의 목표는 내년까지 매출 1조 원 시대를 여는 것이다. 최 회장은 이를 ‘탁월함에 대한 도전’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개인적인 목표를 물어도 ‘우리 회사가 국내 가구업체 최초로 매출 1조 원을 기록하는 것이라 답할 것”이라며 “소비자 마음을 먼저 헤아리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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