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마을 새 볼거리 ‘꼭두랑한옥’에 가면 전통 꼭두문화 가득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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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북촌 한옥마을에 문을 연 ‘꼭두랑한옥’에서는 상여에 쓰이는 장식품인 꼭두 60여 점과 함께 전통 한옥 내부를 둘러볼 수 있다. 꼭두박물관 제공
서울 북촌 한옥마을에 문을 연 ‘꼭두랑한옥’에서는 상여에 쓰이는 장식품인 꼭두 60여 점과 함께 전통 한옥 내부를 둘러볼 수 있다. 꼭두박물관 제공
‘꼭두’란 상여에 장식된 나무 조각을 가리킨다. 대개 사람이나 동물 모양인 꼭두는 죽은 이와 동행하면서 그를 지켜주고 위로하라는 뜻으로 만들었다. 그런 만큼 밝고 익살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다. 꽃을 든 여자아이(童女)가 말동무가 되고, 광대(才人)는 악기를 연주하고, 춤을 추고, 거꾸로 서서 묘기를 부린다. 저승 가는 길조차도 즐겁게 받아들이려고 했던 조상들의 해학과 여유가 느껴진다. 이 같은 꼭두의 매력에 빠진 김옥랑 동숭아트센터 대표(60)는 30여 년 동안 꼭두 2만여 점을 수집했고, 2010년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2층에 꼭두박물관을 개관했다.

이번엔 서울 종로구 가회동 북촌 한옥마을에 ‘꼭두’가 둥지를 틀었다. 김 대표가 이곳에 소유한 한옥을 꼭두로 꾸며 외부에 개방한 것. 망자(亡者)를 위한 장식품이 살아있는 이의 공간에 머물게 된 것이다. 14일 문을 연 이 공간의 이름은 ‘꼭두랑한옥’. 꼭두와 한옥이 만났다는 뜻이다. 한옥 안으로 들어서면 꼭두 60여 점이 벽면과 마루, 천장 곳곳을 장식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한국 전통의 수호천사인 꼭두는 한옥과 잘 어울린다. 꼭두랑한옥은 그 어울림을 보여주고자 마련한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북촌 한옥마을은 서울의 명소지만 주민들이 실제로 거주하는 곳이기 때문에 한옥 내부는 개방하지 않는다. 관람객은 겉모습만 감상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꼭두랑한옥에선 사랑방과 마당, 지붕, 서까래, 댓돌(지붕의 낙숫물이 떨어지는 곳에 놓아둔 돌) 등 내부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소반, 찻상, 책장 등 전통 가구도 갖춰놓았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의 북촌 한옥 체험이 눈으로만 보는 것이었다면 이곳은 사람들이 안으로 들어와 한옥과 꼭두라는 전통 문화를 직접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성인 3000원, 청소년·어린이 1000원. 문의 02-766-3351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북촌마을#꼭두랑한옥#꼭두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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