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차세대 오디오기술 특허선점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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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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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 성지 英서 음향학 지도 이현국 교수

이현국 교수 제공
이현국 교수 제공
지난달 폐막한 런던 올림픽의 개·폐회식이 영국 가정에 22.2채널 서라운드 오디오로 시험 송출됐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22.2채널 음향은 5.1채널이나 7.1채널 서라운드를 잇는 차세대 기술로, ‘음향계의 3D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이를 먼저 시연한 곳이 일본 NHK다. 이번 시험방송은 BBC가 NHK와 발 빠르게 합작해 이뤄졌다.

“‘강남스타일’ 열풍, 애플-삼성 소송…. 중요한 시기입니다. 음향기술에 대한 특허를 선점하려면 서둘러야 해요.”

최근 서울에서 만난 이현국 영국 허더즈필드대 음악기술학과 교수(35·사진)의 말이다.

그는 톤마이스터(tonmeister·음향 명인)다. 1998년 동양인 최초로 세계적인 권위의 영국 서리대 톤마이스터학과에 입학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0∼2001년에는 레드 제플린, 비욘세 등의 음반이 탄생한 런던의 메트로폴리스 스튜디오 상주 엔지니어로 일했다. 영국 밴드 펄프의 명반 ‘위 러브 라이프’와 안드레아 보첼리의 음반 등이 그의 손을 거쳤다.

2006년에는 LG전자 오디오표준화팀에 입사해 7개의 국제 오디오 표준 특허를 따냈다. 2010년 유럽 최대 규모의 음악기술학과가 있는 허더즈필드대에서 교편을 잡고 대중음악 메카 영국의 음향기술자를 양성하고 있다.

그의 부친은 이태경 서울사운드 대표. 이 대표는 조용필 신중현 이미자 등의 음반을 ‘제련’하고 서울 올림픽 개·폐회식 음향을 맡은 한국 소리기술의 선구자다. “심야 녹음을 마친 조 선생님이 집에 와서 라면을 들고 가곤 하셨죠. 어려서부터 저도 자연스레 집에 있는 전축의 이퀄라이저를 조정하며 놀았어요.” 모친 하지영 씨는 ‘친구여’ ‘여행을 떠나요’ 등 조용필의 명곡들을 작사했다.

이 교수의 목표는 영국의 선진 음향 교육 시스템을 체득해 와 한국에 전수하는 것.

“앞으로 차세대 오디오 기술을 두고 치열한 특허 전쟁이 벌어질 겁니다. 장비나 기술의 차이는 없습니다. 장인정신과 비전이 필요합니다. ‘판’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면요.”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이현국 교수#오디오기술#특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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