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북한의 남침으로 기술”… 한중일 역사학자 21명 공동 ‘동아시아 근현대사’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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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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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이 함께 쓴 동아시아 근현대사’ 집필을 위해 일본 도쿄대에 모인 3국의 학자들과 검토위원들. 각 장마다 학자 한 명이 대표 집필한 후 3국의 학자들이 토의를 거쳐 내용을 보완했다. 일본과 중국에서도 곧 출간될 예정이다.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제공
한중일이 함께 쓴 동아시아 근현대사’ 집필을 위해 일본 도쿄대에 모인 3국의 학자들과 검토위원들. 각 장마다 학자 한 명이 대표 집필한 후 3국의 학자들이 토의를 거쳐 내용을 보완했다. 일본과 중국에서도 곧 출간될 예정이다.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제공
“한국전쟁은 소련 붕괴 이후 옛 소련 외교문서가 공개되면서 남침이 확실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한중일 3국의 역사학자 21명이 함께 집필한 ‘한중일이 함께 쓴 동아시아 근현대사’는 6·25전쟁의 발발요인을 이렇게 요약했다. 3국 역사학자들은 ‘전쟁 발발에 대한 모든 논란이 종식되었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면서도 북한이 주도하고 소련이 이를 허가했다는 해석에 명확히 무게를 실었다.

한중일3국공동역사편찬위원회(위원장 신주백 연세대 국학연구원HK연구교수)가 29일 1, 2권으로 한국에서 먼저 출간한 ‘한중일이 함께…’(휴머니스트)는 개항부터 현대까지 동아시아 역사를 서구와의 관계 속에서 조명했다. 2001년 3국의 역사학자들이 역사 인식을 공유하고자 공동 역사 교재 출간을 위한 위원회를 결성한 이후 두 번째로 내놓은 결과물이다.

1권 ‘국제관계의 변동으로 읽는 동아시아의 역사’는 3국 근현대사의 구조적 변동을 시대순으로 소개했다. 2권 ‘테마로 읽는 사람과 교류의 역사’는 헌법, 동아시아의 도시화, 철도, 이민과 유학, 가족과 젠더, 학교 교육, 미디어, 전쟁과 민중 등 8개 주제로 나눠 기술했다.

첫 번째 성과물로 3국에서 동시 출간됐던 ‘미래를 여는 역사’(2005년)와 달리 이번 역사책은 자국의 역사를 해당국 위원이 집필하는 방식을 버리고 장(章)별로 집필을 분담했다. 1권 제2장 ‘청일전쟁과 동아시아 전통질서의 해체’는 일본의 오비나타 스미오 와세다대 문학학술원 교수, 제3장 ‘열강의 동아시아 패권 쟁탈과 러일전쟁’은 리시주 중국사회과학원 근대사연구소 수석연구원이 대표 집필했다. ‘임진왜란’이나 ‘병자호란’ 등의 용어 대신 중립적 표현인 ‘임진전쟁’ ‘병자전쟁’ 등으로 표기했다.

책은 3국 학계의 연구 성과를 반영해 역사적 사건에 대한 서로 다른 시각을 함께 소개했다. 예를 들어 19세기 일본의 대륙 정책과 관련해 일본 학계는 ‘조선으로의 팽창 정책이 기본 노선이었지 중국을 팽창의 대상으로 상정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중국 학계는 ‘일본 대륙 정책의 목표는 한반도와 만주를 차지하는 것이었다’고 보았고, 한국의 경우 일본 학계와 비슷하게 ‘정한론(征韓論)’에 무게를 뒀다. 이번 공동 역사책 집필에는 김성보 연세대 사학과 교수, 김정인 춘천교대 사회과교육과 교수, 김한종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박삼헌 건국대 일어교육과 교수, 신주백 교수, 하종문 한신대 일본지역학과 교수 등 한국 학자 9명, 왕치성 베이징대 역사과 교수, 왕차오광 중국 사회과학원 근대사연구소 수석연구원 등 중국 학자 7명, 가사하라 도쿠시 쓰루문과대 명예교수, 하야카와 노리요 종합여성사연구회 대표 등 일본 학자 5명이 참여했다. 2006년부터 6년간 19번의 국제회의와 60번이 넘는 국내 회의를 거쳤다.

송금한 기자 email@donga.com
#동아시아 근현대사#한중일#역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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