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8대 동원… 채널A ‘관찰카메라 24시간’ 남대문시장 촬영 현장 24시간 관찰해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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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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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건물 옥상… 땡볕아래서 김밥 두줄… 아, 화장실
새벽 2시 시장 골목… 언제쯤 한 건 할까… 하품과의 전쟁

《 종합편성TV 채널A의 ‘관찰카메라 24시간’은 ‘인해전술 다큐’다. 스포츠를 중계하듯 8대 이상의 카메라가 동원되고, 1번부터 8번까지 등번호를 부여받은 비디오 저널리스트(VJ)들은 한날한시에 촬영 장소로 출동해 꼬박 24시간 동안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카메라에 담는다. 인해전술은 유효했다. 1일 첫 방송분은 4개 종편 채널 중 동시간대 시청률 1위( 1.087%), 8일 2회분은 종편 전체 시청률 1위(2.295%)를 기록했다(TNmS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 6mm 카메라와 무전기 등 3kg의 장비를 메고 하루를 버티는 VJ들에게 체력과 인내심은 필수 덕목. 4, 5일 서울 남대문시장 촬영현장을 따라가 ‘관찰카메라 24시간’ 제작팀을 24시간 관찰했다. 》
관찰카메라 촬영 시작 5분 전. 남대문시장에 모인 VJ들, 채널A 제공
관찰카메라 촬영 시작 5분 전. 남대문시장에 모인 VJ들, 채널A 제공
○ 4일 10:50, 전투 시작=촬영시간 10분 전. VJ들의 동선을 최종 확인하고 장비를 점검한다. 이날 촬영지는 시장 안 세 개 골목의 접점 지역. 골목 상인들이 암묵적으로 합의한 ‘장사의 규칙’을 잡아내는 게 목표다. 활기찬 오프닝을 위해 손님이 몰리기 시작하는 오전 11시를 시작점으로 잡았다. 사전 현장 취재를 두 번 다녀왔고, 전날 밤까지 작전회의를 거듭했지만 촬영현장에선 변수가 생기기 마련. 담배 한 개비를 피운 뒤 운동화 끈을 고쳐 맸다. 11시. “관찰카메라 촬영 시작!”(현상용 PD)

○ 4일 15:00, 땡볕 아래 김밥 두 줄=드디어 김밥이 배달됐다. 오전 7시 아침식사 이후 8시간 만이다. 내 자리는 세 개 골목을 함께 내려다볼 수 있는 5층 건물 옥상이다. 다른 VJ들이 골목을 누비는 동안 부감(俯瞰·높은 데서 내려다보는)촬영을 한다. 한 자리에서 24시간 서 있는 셈. 땡볕 아래 촬영에 대비해 선크림을 잔뜩 발랐지만 벌써부터 목 뒤가 따갑다. 생수를 들이켜다 한동안 화장실을 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생수통을 내려놓았다. 도저히 참기 힘들 땐 대타를 부를 순 있다. “화장실 다녀오겠다, 오버.”(3번 카메라 강지원 VJ)

○ 5일 02:00, 추위 졸음 고독과의 사투=낮엔 그토록 더웠건만 새벽엔 바람이 쌀쌀하다. 새벽부터 아침까지는 촬영 중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이다. 낮에는 이것저것 찍을 것이 많아 피곤한 줄 모르지만, 이 시간에는 별다른 상황이 생기지 않다 보니 30m 반경의 담당 구역을 하릴없이 카메라만 들고 왔다 갔다 한다. 밤샘을 한두 번 해본 게 아니지만 할 때마다 졸음을 참는 건 쉽지 않다. 새벽 촬영은 밤낚시와 비슷하다. 오늘 밤 고기는 언제 잡히려나.(1번 카메라 이태슬 VJ)

○ 5일 11:00, 막내가 뛰어다닌 거리=드디어 마지막 촬영 테이프를 수거했다. 24시간 동안 촬영한 테이프는 약 200개. 막내는 촬영 테이프를 걷고, 카메라 배터리를 충전해 나눠주고, 김밥 나르는 일을 맡는다. VJ가 없는 고정 카메라 상태도 확인해야 한다. 무전기로 선배들의 부름을 받기 때문에 각 카메라의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잽싸게 달려가는 게 중요하다. 촬영지 주변을 24시간 동안 30바퀴 정도 돈 것 같다. 이제 끝났으니 자러 가냐고? 촬영된 테이프들을 모두 편집용 파일로 바꿔야 한다. 난 이제부터 시작이다.(연제명 AD)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채널A#관찰카메라 24시간#남대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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