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식량위기 뒤에 숨은 거대 자본의 탐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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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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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쇼크/로버트 앨브리턴 지음·김원옥 옮김/336쪽·1만5000원·SEEDPAPER
◇식량전쟁/이철호 지음/36쪽·1만2000원·식안연

현재 세계는 최악의 식량위기를 맞고 있다. 아시아에서만 10억의 인구가 식량 부족으로 기아 상태에 있다. 미래 식량전쟁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나.

‘푸드쇼크’의 저자는 캐나다 토론토의 요크대 교수이자 식량위기를 신선한 시각으로 풀어내는 경제학자다. 그는 지구 한쪽에서는 ‘비만’과 ‘다이어트’가 절실한 화두이고, 반대편에서는 5세 미만 어린이 다섯 명 중 한 명이 5초마다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현실을 고발한다.

‘이익’을 최우선의 가치로 생각하는 자본주의는 인간이 먹을 옥수수를 자동차 연료용 에탄올로 전용하고, 그 대신 대량생산된 정크푸드를 만들어낸다. 이 때문에 건강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고 환경은 무차별적으로 파괴된다. 화학비료 사용과 관개시설의 확대로 인간은 자연을 정복한 듯했으나, 그 결과 토양과 지하수는 오염됐다. 저자는 “현재의 푸드쇼크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존 자본주의’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식량전쟁’은 30년간 고려대 식품공학과 교수를 지낸 뒤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을 설립한 저자가 식량위기의 미래를 소설 형식으로 그려낸다. 미국의 한 학자가 유전자 재조합기술을 이용해 저온에서 견디는 내냉성 밀종자 개발에 성공한다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캐나다 북부의 한랭초지에서 밀 재배가 가능하게 되면 식량난 해소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결국 이 기술을 사장하기로 결정한다. 밀 최대 수출국인 자국의 입김이 약화될 것을 우려한 정치적 결정이었다.

선진국들은 우루과이라운드 같은 국제협약을 통해 후진국들의 식량자급률을 떨어뜨리고 자국에 종속시키는 정책을 쓰고 있다. 종자전쟁도 치열해진다. 저자는 공룡 농업기업이 거대자본을 이용해 각국의 종자를 싹쓸이함으로써 신종 농노제도를 만들고 있다고 경고한다. 2008년 세계곡물파동으로 시작된 식량위기는 결국 중동에 민주화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책의향기#경제경영#푸드쇼크#식량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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