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커버스토리]산행의 적, 저체온증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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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진 땐 체온 뚝뚝… 32도 이하 땐 2시간 내 사망

2011년 4월 16일 16시 36분경. 서울 도봉구 도봉1동 소재 북한산국립공원 내 418계단 아랫부분. 경기 구리에 사는 18세 남성이 하산을 하던 중 기력이 다해 오한과 탈진증세를 일으켰음. 그가 직접 경찰산악구조대(02-954-5600)로 신고. 순찰 중이던 경찰관 3명이 그를 업고 내려옴. (도봉경찰서 산악구조대의 구조 활동 보고)

저체온증은 체온(피부가 아닌 귓속이나 직장 안의 온도)이 35도 밑으로 떨어졌을 때 발생한다. 초기에는 손발이 차지고 피부가 창백해지며 오한과 근육통이 생긴다. 체온이 34도 아래로 떨어지면 행동이 둔해지고 말을 더듬게 되며, 의식을 잃기 시작한다. 체온이 32도 이하가 되면 혈압이 떨어지고 부정맥이 생겨 심하면 1∼2시간 안에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저체온증은 겨울과 봄가을은 물론이고 여름에도 생길 수 있다. 장소도 불문. 심지어 올레길에서도 저체온증에 걸리는 사람이 나올 정도다.

체온이 떨어지는 것은 탈진과 관련이 크다. 사람이 몸 안의 에너지를 다 써버리면 체열 생산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체의 에너지 중 30%는 몸을 움직이는 데 쓰이고, 나머지 70%는 체온을 유지하는 데 쓰인다. 따라서 등산 등 야외 활동은 본인의 체력 한도 안에서 하는 것이 좋고, 체력이 떨어지는 동료를 억지로 끌고 다니면 안 된다.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체온 유지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혈압이 높으면 머리 등 노출된 부분을 통해 몸의 열이 더 많이 빠져나간다. 술을 마시는 것도 위험하다. 술은 혈관을 확장시키는데, 이렇게 되면 체온이 더 빨리 떨어진다.

저체온증이 발생한 사람에게는 따뜻한 옷을 입히고 더운 음료를 마시게 하면 도움이 된다. 사탕이나 초콜릿 등 단 음식도 좋다.

도움말=이동윤 이동윤외과의원 원장
#커버스토리#O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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