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Books]균열 시작된 유로존, 독일이 마지막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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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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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의 종말/요한 판 오페르트벨트 지음·정향 옮김/320쪽·2만 원·골든북미디어

영국의 경제경영연구센터(CEBR)는 연초에 낸 보고서에서 올해가 유로존 붕괴의 원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2009년까지만 해도 일각에서 제기돼온 ‘유로존 위기론’은 대부분 기우로 치부됐다. 그러나 시대가 달라졌다. 터질 일이 터졌다. 유로존과 유로화의 태생과 한계를 되돌아보는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책은 이 부분을 짚으며 유로존 존망의 조건과 미래를 예측한다.

저자가 먼저 현미경을 들이대는 지점은 유로화 탄생 전후의 정치경제사적 배경이다. 19세기 초 현 독일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진 유럽 최초의 성공적인 화폐통합부터 19세기 중반의 라틴통화연맹, 후반의 스칸디나비아통화연맹의 실패까지 돌아보며 현재의 유로존에 시사하는 바를 살핀다. 1990년 독일 통일을 둘러싼 프랑스, 영국, 러시아의 역학관계에 대한 분석도 이어진다.

역사적 고찰에 이은 저자의 유로존 해부 도구는 최적통화지역 이론의 분석이다. 유로화의 성공을 위해서는 국가 간 정치 및 재정 연합, 노동시장의 유연성, 유동성이 보장되는 최적통화지역이 형성돼야 한다는 것. 저자는 “이런 점을 간과한 정치인들이 유로화 프로젝트를 거대한 ‘도박판’으로 바꿔 놨다”고 일갈한다.

책은 장밋빛 전망을 끌어냈던 유로존에서 불거진 그리스와 포르투갈, 스페인, 아일랜드 경제의 몰락 과정에 많은 부분을 할애해 자세하게 분석했다.

저자의 손가락이 마지막으로 가리키는 것은 독일이다. 통화 안정을 추구하는 독일의 전통적 입장과 유로존 내에서의 입지, 여론 등을 토대로 “독일의 선택이 유로존의 앞날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한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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