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mance]좋은 초콜릿 으뜸 조건은 좋은 제철 과일로 맛 내는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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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초콜릿 선보인 위그 푸제 ‘위고&빅토르’ 총주방장

위그 푸제 ‘위고 & 빅토르’ 총주방장이 7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자신이 만든 반구 모양 초콜릿을 선보이고 있다.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방한한 그는 국내 소비자를 위해 제철 과일인 한라봉을 재료로 한 초콜릿을 개발하기도 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위그 푸제 ‘위고 & 빅토르’ 총주방장이 7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자신이 만든 반구 모양 초콜릿을 선보이고 있다.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방한한 그는 국내 소비자를 위해 제철 과일인 한라봉을 재료로 한 초콜릿을 개발하기도 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디저트에도 마리아주(음식과 와인의 조합)가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위그 푸제 ‘위고 & 빅토르’ 총주방장은 7일 서울 중구 장동충 신라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많은 사람이 디저트와 어울리는 와인으로 프랑스 소테른 지역에서 난 소테른 와인을 꼽지만 사실 이 와인은 단맛이 강해 망고나 캐러멜과는 어울리지만 베리류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며 “디저트마다 어울리는 와인을 곁들여 마신다면 최상의 맛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푸제 총주방장은 미슐랭 가이드에서 최고 평점인 별 3개를 받은 프랑스의 고급 레스토랑 ‘기 사보이’의 수석 페이스트리 주방장 출신이다. 그가 2010년 파리에 문을 연 고급 디저트숍 위고 & 빅토르는 화려한 디자인에 제철 과일을 이용한 디저트를 선보여 최근 파리에서 떠오르는 ‘핫 플레이스’로 꼽힌다. 그는 밸런타인데이(14일)를 앞두고 국내 소비자들에게 신라호텔에서 초콜릿을 선보이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기자는 이날 푸제 총주방장이 초콜릿 ‘위고캐러멜’을 만드는 모습을 지켜보며 일부 과정은 체험도 해봤다. 붓에 금가루를 묻힌뒤 후후 불자 초콜릿에 금가루가 붙어 구슬처럼 반짝반짝 빛났다. 너무 세게 불면 금가루가 고르게 퍼지지 않아 주의해야 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기자는 이날 푸제 총주방장이 초콜릿 ‘위고캐러멜’을 만드는 모습을 지켜보며 일부 과정은 체험도 해봤다. 붓에 금가루를 묻힌뒤 후후 불자 초콜릿에 금가루가 붙어 구슬처럼 반짝반짝 빛났다. 너무 세게 불면 금가루가 고르게 퍼지지 않아 주의해야 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그가 추천한 최상의 마리아주는 감귤류가 들어간 디저트와 프랑스 알자스 지역에서 나는 알자스 와인, 바닐라 맛이 나는 디저트와 이탈리아 와인 모스카토 다스티다. 그는 “감귤류 과일은 신맛이 나면서도 뒷맛이 깔끔하다”며 “알자스 와인에서도 약간의 신맛과 함께 감귤류 향이 나고 많이 달지 않아 달콤한 디저트에 잘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스파클링 와인 모스카토 다스티는 흰 꽃 향기가 나면서 알코올 도수가 낮아 신선한 느낌을 준다”며 “이게 바닐라의 향을 살려준다”고 말했다. 위고 & 빅토르는 디저트와 와인의 적합한 마리아주를 소개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와인 소믈리에를 두고 있다.

특정 원산지에서 재배된 제철 재료를 사용하는 것은 푸제 총주방장의 제1원칙이다. 그는 “디저트의 주재료는 다 같은 밀가루, 버터, 설탕이기 때문에 제품을 차별화하려면 제철에 난 좋은 과일로 맛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자두와 블러드 오렌지, 체리는 1년 중 3주 동안만 사용할 수 있다. 딸기와 바닐라는 4월, 복숭아와 블루베리는 여름이 제철이다. 포도는 9월, 석류는 11월에 사용한다. 그는 “원재료를 첨가제 없이 사용하기 때문에 같은 초콜릿이라도 어떤 건 신맛이 더 나고 다른 건 단맛이 더 날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바닐라는 타히티, 무화과는 프랑스 솔리에 지역, 딸기는 프랑스 라 불 지역에서 난 것만 쓴다. 그는 “여행 중에 새로운 식재료를 발견하기도 한다”며 “라임의 한 종류인 콤바바는 태국에서 여행을 하다가 우연히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는 주방에서 푸제 총주방장이 ‘위고 캐러멜’ 초콜릿을 만드는 장면을 옆에서 지켜봤다. 프랑스 비스킷의 한 종류인 사블레로 만든 받침대에 초콜릿 장식과 반구 모양의 초콜릿을 그릇처럼 올렸다. 초콜릿 안에는 4분의 1쪽으로 나눈 마카다미아를 깔고 액상 캐러멜을 부었다. 그 위에 캐러멜 무스를 듬뿍 올렸다. 마지막으로 마카다미아를 올린 뒤 나머지 반구 모양 초콜릿으로 뚜껑을 덮었다. 뚜껑엔 마카다미아와 금박으로 꽃 모양을 만들어 붙이고 마지막엔 금가루를 묻혀 은은한 광을 냈다. 완성품은 반짝반짝 빛나는 구슬 같았다. 그는 “초콜릿 뚜껑을 깨서 안에 있는 재료와 섞어 먹으면 된다”며 “반구 모양 초콜릿을 만들 때 기포 때문에 표면이 울퉁불퉁해지지 않도록 초콜릿을 담은 주물을 두드려주는 게 포인트”라고 전했다.

그가 이번에 선보이는 초콜릿 종류는 바닐라, 캐러멜, 한라봉, 콤바바, 프랄린 등이다. 특히 우리나라 소비자만을 위해 제철 과일인 한라봉을 사용해 초콜릿을 개발했다. 한라봉은 오렌지색, 콤바바는 녹색, 프랄린은 금색 등 초콜릿 색깔도 재료의 특성을 드러내도록 했다.

푸제 총주방장에게 좋은 디저트의 조건이 뭐냐고 묻자 세 가지를 꼽았다. “좋은 원재료, 많이 달지 않은 맛, 다시 먹고 싶은 뒷맛”이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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