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세대교체 성공… 5년뒤 ‘반상 華流’ 거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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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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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킹10위권 90년이후 출생, 中 5명 포진… 한국 1명뿐
신예 58명대결 121승 140패

이세돌 9단과 박정환 9단, 황소 삼총사가 버티고 있는 한국 바둑은 세계무대에서 강하다. 하지만 5년 뒤에는 장담할 수 없다. 
중국의 신예들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비씨카드배에서 우승한 이세돌 9단이 구리 9단과 복기하는 모습. 한국기원
 제공
이세돌 9단과 박정환 9단, 황소 삼총사가 버티고 있는 한국 바둑은 세계무대에서 강하다. 하지만 5년 뒤에는 장담할 수 없다. 중국의 신예들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비씨카드배에서 우승한 이세돌 9단이 구리 9단과 복기하는 모습. 한국기원 제공
한국 바둑은 지난해 풍성했다. 세계대회 5개 중 4개를 차지했고, 단체전인 농심신라면배에서도 우승했다. 올해도 전망이 좋다. 비씨카드배와 춘란배 등 세계대회 타이틀 2개를 보유한 이세돌 9단이 버티고 있고 박정환 9단(후지쓰배), 원성진 9단(삼성화재배), 최철한 9단(응씨배·2009년 우승) 등이 허리를 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5년 뒤에도 그럴까. 전망은 ‘흐림’이다. 중국은 1990년 이후 출생자들이 중원을 장악해가고 있으며 심지어 10대인 1995년 이후 출생자들까지 가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 세계 60위내 신예 中 17명-한국 7명

14일 중국기원이 발표한 랭킹을 살펴보면 세대교체가 눈에 띈다. 랭킹 10위권 내 1990년 이후 출생자가 5명이나 포함됐다. 2위에 탄샤오 5단(1993년), 4위 장웨이제 5단(1991년), 5위 스웨 6단(1991년), 7위 저우루이양 5단(1991년), 10위 퉈자시 3단(1991년) 등이다.

탄샤오는 선두주자. 리광배 위부부동산배 중국개인전 등 3개 타이틀 보유자다(구리 9단도 2개에 불과함). 농심신라면배에서는 안국현 3단과 강유택 4단을 꺾는 등 초반 4연승을 거둬 한국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장웨이제는 구리를 꺾고 명인에 오른 뒤 지난해에는 쿵제 9단을 상대로도 이겨 2연패했다. 다음 달 이창호 9단과 LG배를 놓고 겨룬다.

반면 한국 랭킹 10위 내 기사 중 1990년 이후 출생자는 박정환 9단(1993년)뿐이다.

이 같은 양국의 추이는 배태일 박사(물리학 전공·스탠퍼드대 수석과학자)가 개발한 ‘세계바둑랭킹’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우선 세계랭킹 10위까지는 한국이 7명, 중국이 3명으로 한국이 우세하지만 30위까지 보면 한국이 12명에 중국이 18명으로 상황이 달라진다. 특히 ‘1990년 이후’ 중 60위 안에 든 양국 기사는 중국이 17명, 한국은 7명으로 차이가 훨씬 커진다.

실제로 1월 초 제주 국제신예대항전에서 한국과 중국의 신예 29명씩이 겨뤘으나 한국이 121승 140패로 졌다. 한국은 신예 강자를 대거 출전시켰지만 중국은 탄샤오 장웨이제 스웨 저우루이양 퉈자시 구링이 판팅위 미위팅 등을 출전시키지 않고도 이겼다. 그만큼 층이 두껍다는 뜻이다.

○ 중국, 1995년 이후 출생도 강세

중국의 판팅위(1996년) 미위팅(1996년) 양딩신(1998년) 등 ‘1995년 이후’ 출생자도 60위 안에 들었다. 판팅위 24위, 미위팅 38위, 양딩신 52위.

판팅위는 지난해 중국지력운동회 개인부문에서 셰허 탄샤오 장웨이제 등 강자들의 틈바구니에서 금메달을 땄다. 미위팅도 지난해 갑조리그에서 초반 9연승을 기록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갑조리그에서 뛰는 조한승 9단은 “중국에는 프로층이 두꺼운 탓인지 어린 기사들도 잘 두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한국의 1995년 이후 출생자로는 지난해 삼성화재배 준결승전에 오른 나현 초단(1995년), 지난해 입단한 이동훈 초단(1998년)이 눈에 띌 정도다.

배 박사는 “앞으로 5년 뒤면 이세돌과 황소 3총사가 전성기를 지날 가능성이 높다”며 “그때 중국에는 촉망받는 젊은 기사가 많은 데 비해 한국에는 적어 중국바둑과 경쟁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15세 이하 입단자 수를 지금보다 대폭 늘리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양섭 전문기자 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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