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295>등정공이 薨이어늘 世子가 謂然友曰昔者에 孟子嘗與我言於宋이어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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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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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문공·상’편 제2장은 맹자가 鄒(추) 땅에 머물 때 등文公(등문공)의 師傅(사부)인 然友(연우)를 통해 등나라의 喪禮(상례)에 관해 조언한 일을 기록했다. 맹자는 등나라 문공에게 부왕인 定公의 상을 三年喪(삼년상)으로 하라고 권했고, 등문공은 부형과 백관들의 반대를 물리치고 短喪制(단상제)가 아니라 삼년상을 행하면서 다섯 달 동안 廬幕(여막)에 거처했다.

定公은 죽은 뒤에 부치는 諡號(시호)다. 등나라 定公의 아들로서 왕위를 계승한 사람이 文公이었다. 薨(훙)은 제후가 죽는 것을 기록하는 표현이다. 세자는 여기서는 제후의 後嗣(후사)를 말한다. 然友는 등문공의 사부였다. 昔者는 지난날이란 뜻이다. 嘗與我言於宋은 ‘일찍이 나와 송나라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말이다. ‘등문공·상’ 제1장에서 보았듯이, 등문공은 세자 시절에 楚(초)나라로 가다가 당시 송나라에 있었던 맹자를 만나보고, 초나라에서 귀국할 때 다시 맹자를 만나보았다. 於心은 ‘마음속에서’라는 뜻이다. 大故는 부모의 상을 말한다. 問於孟子는 맹자에게 상례에 대해 묻는다는 뜻이다. 行事는 상례의 일을 행한다는 말이다.

송나라에서 맹자는 등문공에게, 堯(요)舜(순)이나 평범한 인간이나 모두 선한 본성에 따라 나가는 것이 도라고 말했고, 인간 본성이 누구나 선하기는 하지만 군주가 크게 분발하여 노력하지 않으면 좋은 나라를 이룰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렇게 해서 등문공은 良心을 啓發(계발)받았으므로, 맹자와 나눈 이야기를 그 마음에서 끝내 잊을 수 없었다. 그래서 父王의 상례에 대해서 맹자에게 조언을 구했던 것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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