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288>등문공 爲世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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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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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문공·상’의 제1장이다. ‘등문공’이라는 편명은 이 장의 첫 구에서 따서 그렇게 붙인 것이다. 이 장은 맹자가 송나라에 있으면서 세자 시절의 등나라 문공을 만나보고 인간의 본성은 선하다고 논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등나라 세자가 나중에 즉위하여 왕이 되는데, 그가 죽은 후 문공이라는 시호를 받았으므로 그를 흔히 등문공이라고 부른다.

世子는 太子라고도 한다. 본래 천자의 후사이든 제후의 후사이든 모두 세자라고 했으나 뒷날 천자의 후사는 태자라 하고 제후의 후사는 세자라 구별하게 되었다. 將之楚는 장차 초나라로 가려고 했다는 뜻이다. 之는 ‘가다’라는 뜻의 동사이다. 道性善은 인간의 본성이 선함을 말했다는 말이다. 이때의 道는 ‘말하다’라는 뜻의 동사로 言과 같다. 性善은 인간의 본성이 선하다는 말이다. 이 性善의 설은 이미 ‘공손추·상’ 제6장에서 언급된 바 있으며, 뒤의 ‘고자’편에서도 산견된다. 稱堯舜은 요순을 끌어다가 증거로 삼는다는 뜻이다. 즉 요임금과 순임금도 이 선한 본성을 發揮(발휘)한 것에 불과하다고 논했다는 말이다.

주자(주희)에 따르면 性은 사람이 하늘에서 받고 태어난 理로, 인간은 본래 혼연하게 지극히 선하여 결코 악함이 없었다. 따라서 일반 사람과 요순은 처음에는 조금도 다름이 없었으나 일반 사람은 私慾(사욕)에 빠져 본성을 잃었고 요순은 사욕에 가려진 바가 없어서 그 본성을 채웠다. 그러므로 맹자는 세자와 대담하면서 인간 본성이 본래 선함을 말하며 반드시 요순을 일컬어 실증했다는 것이다. 주자는 이 사실을 토대로, 사람은 누구나 仁義를 밖에서 구할 필요가 없고 聖人의 경지는 배워서 이를 수가 있다는 것을 알아서, 본성을 회복하려는 노력을 결코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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