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만대장경, 서울로 마지막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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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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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보물급 유물 51점
경복궁 고궁박물관 전시

초조대장경 판각 1000년을 기념해 초조대장경 국보 19점, 보물 13점 등 귀중한 대장경 유물을 대거 선보이는 전시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초조대장경을 들여다보고 있는 관람객들. 문화재청 제공
초조대장경 판각 1000년을 기념해 초조대장경 국보 19점, 보물 13점 등 귀중한 대장경 유물을 대거 선보이는 전시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초조대장경을 들여다보고 있는 관람객들. 문화재청 제공
1011년 거란의 침입을 물리치기 위해 판각을 시작한 고려 초조대장경(初雕大藏經). 대장경 판각 1000년을 맞은 올해 초조대장경 전시 등 다양한 행사가 줄을 이었다. 지금 판각 1000년의 대미를 장식하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문화재청이 12월 18일까지 서울 경복궁 내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개최하는 ‘천년의 기록, 내일을 열다’.

초조대장경은 국내 최초의 목판대장경이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만들어진 한역(漢譯) 대장경이다. 초조대장경 목판은 1232년 몽골의 침입으로 소실됐고 현재 그것을 찍은 판본이 일부 전한다. 초조대장경 목판이 불에 타버리자 고려인들은 몽골 침입을 물리치려는 호국의지를 담아 대장경을 다시 만들었다. 이것이 재조(再雕)대장경으로, 해인사 팔만대장경이 대표적이다.

이번 전시의 특징은 초조대장경과 재조대장경 가운데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것들이 대거 출품된다는 점이다. 국보 245호 초조본 신찬일체경원품차록 권20, 국보 246호 초조본 대보적경 권59, 국보 266호 초조본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2, 75호, 국보 273호 초조본 유가사지론 등 국보만 무려 19점. 여기에 보물 13점을 포함해 모두 51점의 유물이 공개된다.

해인사 팔만대장경(재조대장경) 경판도 3점 출품됐다. 해인사는 이번 전시를 끝으로 대장경 경판을 일반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따라서 이번 전시가 팔만대장경 경판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또한 초조대장경 석독구결(釋讀口訣)도 처음 공개되어 눈길을 끈다. 국보 276호 초조본 유가사지론 권53의 각필(角筆)이다. 각필은 나무, 뿔, 상아 등을 뾰족하게 다듬어 종이에 눌러 자국을 내는 전통 필기도구를 말한다. 모필(毛筆)과 달리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국보 276호에 표시된 각필은 한문 원전을 우리말로 새겨 읽기 위해 원문에 그 독법을 표시한 것으로, 이를 석독구결이라 한다. 점이나 사선, 간단하게 생략한 한자의 모양으로 표시했다. 문화재청은 국립고궁박물관 기획전시실에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설치해 초조본 유가사지론 권53에 나타나는 각필을 선명하게 확인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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