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뷰]밑바닥 청춘들 불굴의 성공기… 노래와 이야기 척척 들어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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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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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트릿 라이프’
노래 ★★★★ 춤 ★★★☆ 대본 ★★★☆ 연출 ★★★

힙합그룹 ‘DJ DOC’의 노래로 젊은이들의 정서를 살려낸 창작 뮤지컬 ‘스트릿 라이프’. CJ E&M 제공
힙합그룹 ‘DJ DOC’의 노래로 젊은이들의 정서를 살려낸 창작 뮤지컬 ‘스트릿 라이프’. CJ E&M 제공
남성 3인조 힙합 그룹 ‘DJ DOC’의 히트 곡에 스토리를 입힌 창작 뮤지컬 ‘스트릿 라이프’(성재준 작·연출)는 스토리가 상대적으로 빈약하기 쉽다는 주크박스 뮤지컬의 장르적 한계를 넘어선 작품이다.

나이트클럽 DJ 강재민(이재원), 웨이터 이수창(정원영), ‘삐끼(호객꾼)’ 정훈(강홍석) 등 젊은이 세 명이 그룹 ‘스트릿 라이프’를 결성해 성공을 향해 나아간다는 극 중 스토리는 실제 클럽 DJ 출신들로 이뤄진 DJ DOC를 연상시켜 사실감을 준다. 1994년 1집 ‘슈퍼맨의 비애’를 시작으로 지난해 7집 ‘풍류’까지 DJ DOC가 남긴 120여 곡의 노래 중 상당수가 DJ DOC 자신들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스토리 전개에 맞는 뮤지컬 넘버를 골라내기 수월했을 것이다.

‘있는 놈은 항상 있지 없는 놈은 항상 없지/어떻게 바꿔볼 수가 없지/돈 없으면 살기 힘든 세상이에요/빽 없어도 살기 힘든 세상이에요’(‘삐걱삐걱’). ‘아무도 물을 주지 않아도 봐주지 않아도/해가 뜨지 않는 어두운 골목에서도/외로워도 슬퍼도 힘이 들어도/그 누가 날 뭐라 하더라도/난 뿌리 깊은 잡초/기나긴 시간을 비바람과 싸워 이긴 야생초’(‘스트릿 라이프’). 이 같은 가사들은 힘겹게 밑바닥 인생을 견뎌내는 젊은이들의 심정을 그대로 대변한다.

‘니들이 음악을 아주 잘해서 성공했다고 생각하지?’라고 비아냥대는 악덕 기획사 사장에게 ‘손발 다 써도 안 되면 깨물어버리는 나니까/대박 나든 쪽박 차든 쏠리는 대로 사니까/아닌 걸 보고 아니라고 하니까/나 이런 사람이야’(‘나 이런 사람이야’)라고 응수할 때는 관객의 마음속 응어리까지 뻥 뚫어준다.

중성적인 목소리에 독설을 내뱉는 스타일리스트의 전형성을 희화화한 스타일리스트 이태일(정수한)이나 심각한 순간마다 나타나 웃음을 주는 극성 팬클럽 회장(김지민) 부회장(최선희)의 캐릭터가 극에 아기자기한 재미를 더했다. 신인들로 캐스팅한 주인공 3명의 가창력과 랩, 춤 솜씨도 뛰어나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i: 28일까지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타임스퀘어 CGV 팝아트홀. 6만∼7만 원. 157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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