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틀을 넘은 거장 ‘예술가 중광’을 보다

  • Array
  • 입력 2011년 8월 9일 03시 00분


코멘트

서예박물관 21일까지 특별전

서울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이 마련한 중광특별전에 선보인 그림. 서예박물관 제공
서울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이 마련한 중광특별전에 선보인 그림. 서예박물관 제공
‘걸레스님 重光(중광) 특별전-만행(卍行)’은 많은 사람의 기억 속에 기인으로 각인된 중광(1935∼2002)을 모든 경계와 틀을 뛰어넘은 예술의 거장으로 재조명하는 자리다. 선화(禪畵)를 비롯해 추상과 구상을 넘나든 그림, 도자, 붓글씨 등을 두루 망라한 전시는 부분적 평가에 치우쳤던 중광의 예술세계를 총체적으로 다시 바라볼 기회를 제안한다.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이 ‘우리 시대의 거장’ 시리즈로 기획한 이번 전시는 ‘만물이 부처다’ ‘모든 법은 하나로 통한다’ ‘나는 누구인가’ 등 3부로 구성됐다. “도는 배워서 아는 게 아니라 깨닫거나 느낄 줄 알아야 한다”는 사유를 실천적으로 해석한 작업이다. 동시에 천진함과 어눌함이 조화를 이룬 조형세계가 다층적 울림을 빚어낸다. 정규 미술교육을 받지 않았으나 날것 그대로의 감성의 생생한 분출이 돋보이는 작품에선 전통과 선(禪)의 문제에 대한 고민 등을 엿볼 수 있다.

제주에서 태어난 중광은 조계종 승려로 출발했으나 1979년 승적을 잃었다. “반은 미친 듯 반은 성한 듯 사는 거다”라는 자신의 말대로 종단에서나 화단에서나 아웃사이더의 길을 선택한 그에 대한 생전의 평가는 크게 엇갈렸다. 성에 대한 노골적 표현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으나 화가 장욱진, 시인 구상, 서예가 김충렬 등 이 시대 대가들이 그와의 합작을 선택하기도 했다.

“괜히 왔다 간다”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대자유인. 중광의 면모를 다각도로 되짚는 전시는 이제 그를 새롭게 자리매김할 때임을 일깨운다. 21일까지. 3000∼5000원. 02-580-1300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