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184>所以謂人皆有不忍人之心者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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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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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는 역대의 성스러운 제왕들이 不忍人之心을 지니고 不忍人之政을 행하여 천하를 지녔듯이 당대의 제후들도 천하를 통일하려면 不忍人之政을 시행하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맹자는 ‘사람들은 모두 남을 차마 해치지 못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다’는 명제가 참임을 입증하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작은 사례를 예시했다. 그 사례란 곧 우물에 막 빠지려고 하는 어린아이를 보면 누구나 아무 목적의식이나 이해관계 없이 무조건 염려하고 측은해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所以…者는 ‘…하는 이유는’이고, 아래의 두 所以…는 ‘…하려는 이유’이다. 현대 중국어의 所以는 ‘그래서’라는 뜻의 접속사로, 고전한문의 용법과는 다르다. 謂의 목적어는 ‘人皆有不忍人之心’이다. 今 이하는 가설적으로 사례를 든 것이다. 乍는 ‘갑자기, 문득’이다. 孺子將入於井은 어린아이가 막 우물에 빠지려는 상황을 말한 것이다. 출척은 두려워함, 惻隱은 불쌍해함이다. 內交는 교제를 맺음이다. 要譽는 인자하다는 명예를 구한다는 뜻으로, 要는 구할 求(구)와 같다. 鄕黨은 자신이 거주하는 곳을 가리킨다. 惡其聲은 잔인하다는 악명을 싫어한다는 말이다.

맹자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린아이가 우물에 빠지려는 것을 보면 두려워하고 측은해하는 마음을 일으킨다고 했다. 특히 남의 불행을 측은해하는 마음은 제2의 목적의식과 결부되어 있지 않은 인간 보편의 眞心(진심)이라고 여겼다. 그렇기에 북송의 程顥(정호)는 ‘사람의 몸에 가득한 것이 惻隱之心이다’라고 했다. 남의 불행을 불쌍히 여기지도 않고 오히려 남을 불행하게 만드는 사람들을 우리는 무어라 불러야 할 것인가?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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