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타계 전국광 회고전 ‘매스…’ 등 추상조각 진수 보여

  • Array
  • 입력 2011년 6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채움과 비움을 동시에 쌓다

조각가 전국광의 ’매스의 내면’. 덩어리 그리고 집적과 반복에 대한 관심을 담은 작품이다.성곡미술관 제공
조각가 전국광의 ’매스의 내면’. 덩어리 그리고 집적과 반복에 대한 관심을 담은 작품이다.성곡미술관 제공
‘매스의 내면-전국광을 아십니까’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성곡미술관 2관에서 8월 7일까지 열리는 전시의 제목이다. 이는 1990년 45세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타계한 조각가 전국광(1945∼1990)의 20주기를 기리기 위해 그의 예술적 성과를 재조명하는 회고전이다. 전시장에는 미공개작 3점을 비롯한 조각들, 드로잉과 육필 원고 등 100여 점이 빼곡하게 놓여 있다.

박천남 학예연구실장은 “전국광은 김종영의 계보를 잇는 대표적 추상조각가로 석조와 목조를 넘나드는 통합 챔피언 같은 작업을 남겼다”며 “조각이 소외 장르가 되면서 너무도 빨리 잊혀져 버렸다는 안타까움에서 회고전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이 전시에선 조각의 가장 기본적 특성인 매스, 즉 양감(量感)에 천착하면서 무언가를 모으고 쌓는 집적과 반복에 집중한 그의 예술세계를 초기부터 말년까지 차분하게 짚어나간다.

홍익대 조각과를 졸업한 뒤 1981년 국전 비구상 부문 대상을 수상한 그는 1970년대 ‘적(積)’ 시리즈에서 시작해 ‘매스의 내면’으로 작업을 이어가며 다양한 조형적 실험을 거듭했다. 그의 조각은 덩어리의 느낌을 주면서도 물리적 중량감을 넘어서는 정신적 자유로움이 스며들어 시적으로 다가온다. 버려진 나뭇가지나 용도 폐기된 나무, 노끈 등을 활용한 ‘매스의 내면’ 연작에선 꽉 찬 충만함과 비움의 여유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대자연의 내재율을 존중하고 그 질서를 사물의 원형으로 소급한 조각에서 요즘 보기 드문 인간적 숨결과 따스한 감성이 묻어나온다. 브론즈, 나무 등 크고 작은 조각과 더불어 평면과 입체를 넘나드는 드로잉은 그동안 쉽게 접할 수 없던 작업으로 눈길을 끈다. 입장료는 성곡미술관 1관에서 열리고 있는 ‘From a distance, keep a distance’전과 함께 5000원. 02-737-7650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