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164>有若曰豈惟民哉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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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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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公孫丑(공손추)·상’의 제2장인 不動心章(부동심장)의 마지막이다. 이 장을 浩然章(호연장)이라고도 하는데, ‘맹자’ 전체에서 가장 길다. 전체 내용은 맹자 자신의 養氣修養論(양기수양론)을 피력하고 時中(시중)을 실천한 공자의 위대성을 부각시켰다.

공손추와의 대화에서 맹자는 伯夷(백이)와 伊尹(이윤)도 공자와 마찬가지로 천하를 차지하려고 불의를 행하거나 죄 없는 이를 죽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하되, 宰我(재아) 子貢(자공) 有若(유약)의 말을 차례로 인용해 공자가 絶對無比(절대무비)의 성인이라고 밝혔다.

앞서 재아는 공자가 요임금과 순임금의 道를 미루어 萬世(만세)에 가르침을 남겼으므로 공자의 공적이 그 두 임금보다 뛰어나다고 했다. 자공은 공자가 끼친 禮와 樂을 보면 有史(유사) 이래 공자만 한 성인이 없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유약은 공자를 어떻게 논평했는가?

豈惟民哉는 ‘同類 중에 탁월한 존재가 있는 것은 어찌 인간만이 그러하겠는가?’라는 뜻이다. 이하 동물과 자연물도 각각 동류 가운데 탁월한 존재가 있음을 예로 들었다. 泰山은 太山과 같다. 麒麟之於走獸, 鳳凰之於飛鳥, 泰山之於邱질, 河海之於行료는 모두 같은 짜임을 가진 구들로, 種槪念(종개념)과 類槪念(유개념)의 관계를 제시했다. ‘a가 A에 있어서’ 혹은 ‘a가 A 중에서’로 번역하되, ‘a와 A와의 관계는’이라는 뜻을 지닌다. 핵심은 ‘聖人之於民에 亦類也시되 出於其類하며 拔乎其萃나’와 ‘自生民以來로 未有盛乎孔子也시니라’의 두 문장에 있다. 앞 문장은, 성인이란 존재는 사람들과 같은 부류이지만 그 부류와 군집을 초월하고 있다는 점을 말했다. 뒤의 문장은, 성인 중에서도 공자는 그 초월성이 가장 위대하다고 말했다.

유약은 공자가 성인들 가운데서도 각별히 훌륭하다고 찬미했다. 비록 비교 기준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유약은 스스로 目睹(목도·눈으로 봄)한 바가 있었기에 그렇게 찬미했을 것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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