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162>曰 敢問其所以異하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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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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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는 伯夷(백이)와 伊尹(이윤)을 논평하면서 공자를 거론하되, 행동양식에서 백이와 이윤은 공자와 同列(동렬)에 놓일 수 없으나, 그들이 성인으로서 공자와 공통되는 점은 있다고 지적했다. 곧 백이와 이윤, 그리고 공자는 작은 땅의 군주가 되더라도 천하를 통일할 만한 역량을 가지고 있되, 불의를 행하고 죄 없는 이를 죽이고서 천하를 얻는 일은 결코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자 公孫丑(공손추)는 백이와 이윤이 공자와 어떻게 다른지 그 차이점을 물었다. 맹자는 공자의 제자들이 스승을 논평한 말을 인용하여 공자의 위대성을 부각시켰다.

敢問은 尊者(존자)에게 여쭐 때 쓰는 표현이다. 其所以異는 ‘그들이 다른 바’이다. 宰我, 子貢, 有若은 공자의 제자들이다. 智足以知聖人은 ‘지혜가 성인을 알 만하다’로, 足以는 가능이나 역량의 뜻을 나타내는 보조동사구이다. 오는 汚와 같은 글자인데, 여기서는 ‘설령 저급하게 굴더라도’의 뜻이다. 阿其所好는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阿諂(아첨)한다’이다. 宰我曰 이하는 맹자가 인용한 말이다. 以予觀於夫子는 ‘나의 관점에서 선생님을 보면’이다. 賢於堯舜에서 於는 비교의 뜻을 나타낸다.

맹자가 인용한 재아의 논평에는 공자가 요임금이나 순임금보다 뛰어난 점이 무엇인지 드러나 있지 않다. 북송 때 程이(정이)는, 공자나 요임금 순임금이 성인인 점은 같지만 공자는 事功(사공·공적)의 면에서 그들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했다. 요임금과 순임금은 천하를 다스렸지만 공자는 그들의 道(도)를 미루어 萬世(만세·이후의 오랜 세대)에 가르침을 남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치적 공적을 자기 당대에 이룩하는 것은 훌륭한 일이다. 하지만 옛사람들은 올바른 정치 이념을 후세에 전하는 것을 더욱 중시했다. 정이의 해설에서 많은 것을 느끼게 된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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