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내달 11, 12일 연희음악극 ‘아! 아리랑’ 공연 앞둔 김덕수-박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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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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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수 “동서양 악기 만나 우리가락을”
박근형 “전통음악에 연극의 옷 입힐것”

사물놀이 명인 김덕수(오른쪽)와 스타 연극 연출가 박근형의 협업이 어떤 새로운 형태의 연희극을 탄생시킬지 관심을 모은다. 스토리가 있는 새로운 형태의 연희음악극 ‘아! 아리랑’을 함께 준비하는 두 사람이 연습실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사물놀이 명인 김덕수(오른쪽)와 스타 연극 연출가 박근형의 협업이 어떤 새로운 형태의 연희극을 탄생시킬지 관심을 모은다. 스토리가 있는 새로운 형태의 연희음악극 ‘아! 아리랑’을 함께 준비하는 두 사람이 연습실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사물놀이 명인 김덕수와 스타 연극연출가 박근형의 만남.’ 뭔가 ‘작품’이 나올 것 같다. 30년 넘게 사물놀이로 한국 전통 장단에 ‘신명’을 실어 세계에 내보였던 김덕수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연희과 교수(59)가 같은 학교 박근형 연극원 교수(48)와 손잡고 새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민요 ‘아리랑’을 모티프로 한 연희음악극 ‘아! 아리랑’이다.

다양한 악기가 등장하고 탈춤, 줄타기 등 전통 연희의 요소가 포함되는 데다 스토리가 있다는 점에서 기존 연희 공연의 형태를 탈피한 새로운 시도라는 게 김 교수의 설명. 김 교수가 예술감독으로 극의 음악적인 부분을 책임지고, 박 교수는 대본을 쓰고 연출을 맡았다. 다음 달 11, 12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첫선을 보인다.

24일 찾아간 서울 성북구 석관동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극장 지하 연습실에서는 20여 명의 출연진이 모여 한창 연습 중이었다. 복도에서부터 열기가 흥겨운 리듬과 장단을 타고 전해졌다. 오후 1시부터 시작됐다는 연습이 7시를 넘어가는데도 끝날 줄 몰랐다. 번쩍이는 드럼 세트, 아프리카 타악기인 젬베, 바이올린, 키보드, 여기에 우리 악기인 장구, 거문고, 북이 섞여 있는 모습에서 공연의 스케일이 느껴졌다.

청바지와 꽃무늬 조끼를 입고 어깨를 들썩이며 카리스마를 뿜어내고 있는 김 교수의 모습이 우선 한눈에 들어왔다. 구석에서 다소곳한 자세로 대본을 보고 있는 박 교수의 모습과 대조됐다.

김 교수는 머리를 세차게 도리질 치며 장구를 두들기는 이미지로 각인된 한국의 간판 전통음악가. 박 교수는 대학로 대표 극단 ‘골목길’의 대표로 ‘청춘예찬’(1999년) ‘경숙이 경숙아버지’(2006년) ‘너무 놀라지 마라’(2009년)로 세 번이나 동아연극상을 거머쥔 스타 연출가다. 전혀 다른 장르의 두 사람이 어떻게 뭉쳤을까. 연습 중간에 학교 밖 음식점으로 자리를 옮겨 얘기를 들었다.

“김 선생님과는 예전부터 인연이 있습니다. 76극단의 배우 시절이던 1980년대 후반에 김 선생님께서 극단 대표하고도 잘 알고 극단 연습실도 자주 쓰셨어요. 전 그때 극단 막내뻘이어서 먼발치에서 인사만 드리곤 했죠. 1993년 대전 엑스포 때는 전 세계 타악 연주자들이 참여한 월드드럼페스티벌이 열렸는데 그때 선생님이 전체를 총괄하는 예술감독을 하셨고 제가 몇 개 팀 공연 연출을 맡았었죠.”

김 교수는 “올해가 남북 유엔 공동가입 20주년이고 내년이 저희 학교 개교 20주년이기도 해 세계무대에 통할 전통 연희극을 민요 아리랑을 가지고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했다”며 “평소 인간적으로 좋아하던 박 선생이 지난해 이 학교로 왔기에 ‘같이 해보자’면서 꽉 붙잡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전통 음악 쪽으론 별로 아는 게 없지만 희곡 쓰고 연출하는 작은 재능을 발휘해 보자고 생각했다. 공연에서 제일 중요한 ‘음악의 질’은 선생님이 이미 다 해놓으셨고 나는 연극적 흐름을 만드는 역할 정도”라고 말했다. 스토리는 남북으로 갈려 있던 남녀가 만나 화해를 시도하고 갈등을 극복하는 과정을 전통 음악과 대사, 놀이로 형상화했다. 공연을 통해 한반도의 남북 분단 상황뿐만 아니라 빈부로, 동서로 분열된 세계에 나눔, 상생, 대동,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다는 것. 한예종 출신의 쟁쟁한 연주자와 ‘쟁이’들이 참여한다. 신현식(아쟁) 하세라(가야금) 정송희(건반) 김지혜(타악) 김태경(피리) 최보람(바이올린) 김영찬(색소폰) 유호식(대금) 전영랑(소리) 등 출연자만 28명이다.

김 교수는 “연극 하면 셰익스피어를 떠올리는데 원래 우리 전통 탈춤도 연극이다. 이번 공연은 결국 종합예술인 우리 전통문화를 복원하는 차원이다. 옛것을 되살려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이라고 말했다. 동서양의 다양한 악기를 동원한 것에 대해선 “들어온 지 100년이 됐다면 서양 악기도 우리 악기로 봐야 한다. 동서양의 악기로 우리 기질, 어법, 가락을 담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 자신도 이번에 장구뿐 아니라 마림바 등 서양 타악기까지 연주하는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김덕수의 마림바라… 선뜻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지만 썩 괜찮게 느껴졌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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