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전통을 전위적으로 풀어낸 두 음악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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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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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청사자야 놀자’ 삼국유사 두 설화에 조선시대 탈놀이 결합(왼쪽)■ ‘그 집에 갔지만…’중세 아카펠라 창법과 현대적 시-산문 접목
■ ‘북청사자야 놀자’ 삼국유사 두 설화에 조선시대 탈놀이 결합(왼쪽)
■ ‘그 집에 갔지만…’
중세 아카펠라 창법과 현대적 시-산문 접목
전통을 전위적으로 풀어낸 두 편의 음악극이 관객을 찾는다. 4월 17일까지 서울 남산국악당에서 공연되는 극단 목화의 ‘북청사자야 놀자’와 26일∼4월 1일 서울과 경남 통영에서 아시아지역 초연무대를 갖는 힐리어드 앙상블의 ‘그 집에 갔지만, 들어가지 않았다’다.

범상치 않은 제목만큼 두 작품은 독특한 매력을 지녔다. ‘북청사자야’는 평생 한국적 무대언어를 연구해 온 원로연출가 오태석 씨가 대본과 연출을 맡았다. 우리 전통의 이야기를 생략과 비약으로 재치 있게 비틀어온 노대가가 한국 전통의 연희와 설화를 모자이크 음악극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전통연희는 모두 탈놀이다. 북청사자놀음, 오광대놀이, 양주별산대놀이 등이다. 여기에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호랑이처녀설화(호원설화)와 처용설화를 결합했다. 전통연희에 등장하는 이야기와 캐릭터를 따와 전통설화와 절묘하게 뒤섞었다. 북청사자놀음에 등장하는 사자가 한국적인 호랑이와 만나고 이 호랑이가 하룻밤 정을 나눈 사내에게 목숨을 바치는 호랑이처녀설화와 연결된다. 이 설화는 다시 그 탈로 서역에서 온 역신(疫神)을 물리치는 신라시대 처용설화로 탈바꿈하면서 조선시대 벽사((벽,피)邪)의 연희였던 북청사자놀음과 하나가 된다. 그 벽사의 대상은 이 땅의 생령을 신음하게 하는 구제역이 돼 오늘과 이어진다. 전석 3만 원. 02-2261-0514

‘그 집에…’는 서양 중세의 아카펠라 창법과 현대적 텍스트를 결합한 전위적 음악극이다. 독일 출신 현대작곡가 하이너 괴벨스가 T S 엘리엇의 시 ‘J 알프레드 프루프록의 연가’, 모리스 블랑쇼의 산문 ‘낮의 광기’, 사뮈엘 베케트의 산문시 ‘워스트워드 호’에 곡을 붙였다. 이를 유럽 중세음악 4인조 보컬그룹 힐리어드가 무반주의 아카펠라(영어 가사)로 읊으면서 중간휴식 없이 105분의 이미지극을 함께 펼쳐낸다.

2008년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 초연 이후 “콘서트와 퍼포먼스, 연극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평을 받으며 여러 페스티벌에 초청됐다. 26, 27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 3만∼9만 원. 02-2005-0114. 31일∼4월 1일 경남 통영시 통영시민문화회관 대극장, 2만∼8만 원. 055-645-2137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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