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매진… 매진… 매진… 국립단체 공연들 이유있는 흥행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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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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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지젤’은 개막을 2주 앞둔 10일 전석 매진됐다. 국립발레단 창단 49년 만에 처음 있는 전 공연 전석 매진이다. 추가 판매에 들어간 5000원짜리 4층 객석 역시 16일 현재 40% 이상 팔렸다. 공연장인 서울 예술의전당 4층 객석은 시야 확보에 좋지 않아 보통 티켓을 판매하지 않는다. 이 극장 객석은 2200여 석으로, 전체 5회 공연의 티켓 수익은 약 2억5000만 원에 이른다. 1월 국립현대무용단 창단공연 ‘블랙박스’는 2회 공연이 모두 매진돼 공연을 1회 추가했고 이 역시 매진됐다. 13일 막을 내린 재단법인 국립극단 창단공연 ‘오이디푸스’ 역시 22회 공연 중 후반부 10여 회의 공연이 매진됐다. 시야가 제한되는 3층 주변부 자리를 추가 판매했는데 역시 모두 팔렸다.》

국립발레단과 국립극단, 국립현대무용단이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전 공연 전석 매진된 국립발레단의 ‘지젤’. 동아일보DB
국립발레단과 국립극단, 국립현대무용단이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전 공연 전석 매진된 국립발레단의 ‘지젤’. 동아일보DB
발레, 현대무용, 연극 등 순수예술을 무대에 올려온 국립단체들이 공연 비수기인 1, 2월에 잇달아 흥행 돌풍을 몰고 온 이유는 뭘까. 법인화 이후 초대권으로 객석을 채우면서 구태의연한 작품으로 공연 횟수 채우기에만 급급했던 과거 ‘철밥통 시절’과 달라졌기 때문이다. 세 단체의 관객 친화적 변신의 바람을 살펴봤다.

○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

세 단체는 공통적으로 “마케팅 전략을 차별화했다”고 성공 전략을 밝혔다. 국립발레단은 지난해 여름부터 공연 휴식시간에 다음 공연 티켓을 30% 할인해 판매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 공연에서 이번 ‘지젤’ 티켓의 절반이 팔렸다. 발레단은 “‘백조의 호수’나 ‘호두까기 인형’은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작품이어서 고정 발레팬 외에도 다양한 관객이 온다. 이때 ‘지젤’을 홍보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국립현대무용단은 현대무용의 주 소비층을 20, 30대 여성으로 보고 이들을 겨냥한 마케팅에 주력했다. 강남대로와 신촌, 홍익대 등에 포스터를 붙이고 지역 케이블TV에 광고를 했다. 인터넷 검색포털 네이버 홈페이지에 배너 광고를 하고 아이폰 앱도 개발했다. 국립극단은 1만 원이란 저렴한 가격에 프리뷰 공연을 2회 진행해 ‘입소문 마케팅’을 펼쳤다.

○ 경쟁시스템 도입

세 단체의 또 다른 성공 전략은 단원들 간의 경쟁 시스템을 정착시켰다는 점. 국립극단은 전속단원제를 없애고 오디션을 거쳐 작품별로 외부에서 배우와 스태프를 뽑는 프로덕션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전속단원 시절엔 역할에 상관없이 회당 5만 원의 출연수당을 받았다. 이번 공연에선 경력과 배역, 티켓파워 등을 고려해 차등 계약이 이뤄졌다.

국립현대무용단 역시 공연마다 오디션으로 무용수를 뽑는 프로젝트 방식으로 운영한다. 국립발레단은 2008년부터 공연 횟수와 배역의 비중에 따라 무용수들에게 공연 수당을 차등 지급했다. 회당 10만∼80만 원으로 차이가 난다.

○ 작품 완성도를 위한 과감한 투자

작품 전체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도 힘을 쏟았다. 국립발레단 ‘지젤’의 무대와 의상은 이탈리아 밀라노 현지에서 제작했다.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에서도 활동했던 무대 디자이너 루이사 스피나텔리 씨와 의상 디자이너 파올리노 리브라라토 씨의 작품이다. 최태지 국립발레단장은 “한 번이 아니라 10, 20년 공연할 수 있는 레퍼토리 작품이 될 수 있게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이디푸스’ 역시 레퍼토리화를 목표로 4억 원이 넘는 제작비를 투입했다. 가파른 절벽을 형상화한 파격적 무대, 공연 중 흰 분필로 이뤄지는 미술 퍼포먼스, 국악을 활용한 원초적 음악으로 종합예술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블랙박스’ 역시 홍승엽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의 기존 작품을 바탕으로 했지만 의상이나 무대 등을 새롭게 제작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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