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088>齊人이 伐燕取之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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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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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혜왕·하’ 제11장이다. 이에 앞서 제10장에서 제나라 宣王(선왕)은 연나라와의 전쟁에서 이긴 후 그 승리가 하늘의 뜻이라고 여겨 연나라를 공략하여 멸망시킬 생각을 가지기까지 했다. 하지만 제후들이 연나라를 구원할 연합군을 결성하려고 한다는 소식을 듣고, 선왕은 불안하게 여겨 그 대책을 맹자에게 물었다.

諸侯多謀伐寡人者는 ‘제후들 가운데 과인을 정벌하려고 도모하는 자가 많다’는 말이니, 곧 과인을 정벌하려고 도모하는 제후가 많다는 뜻이다. 何以待之는 제후들이 연나라를 구원하려고 도모하는 이 상황에 어떻게 對處(대처)해야 하느냐고 묻는 말이다. 제후들을 어떻게 대하느냐고 묻는 말로 풀이할 수도 있다. 臣聞의 臣은 제후의 앞에서 맹자가 자기 자신을 가리키는 일인칭 대명사이다. 聞의 목적어는 七十里爲政於天下者로, 70리의 작은 영토에서부터 나라를 일으켜 마침내 천하에 정치를 행한 자가 있다는 뜻이다. 湯은 夏나라 桀王(걸왕)을 정벌하고 殷(은)나라를 열었던 성군으로, 그 사적은 다음에 나온다. 以千里畏人者는 사방 천리의 큰 영토를 가지고 있으면서 다른 제후들을 두려워하는 자란 뜻으로 여기서는 암암리에 제나라 선왕을 풍자하고 있다.

제나라가 연나라를 정벌하게 된 데는 맹자의 책임도 있다고 보는 설도 있다. 金萬重(김만중)의 ‘서포만필’에 자세한 논증이 있다. 하지만 맹자는 본래 영토 확장을 위한 전쟁을 찬성한 것은 아니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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