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066>老而無妻曰鰥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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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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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라 宣王이 泰山(태산)의 明堂을 훼철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물었을 때 맹자는 王政(왕정)을 행하고자 한다면 훼철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자 제나라 선왕은 王政의 구체적 내용을 물었는데, 맹자는 주나라 문왕이 岐山의 기슭을 國都(국도)로 삼아서 실행했던 정전법의 稅制(세제), 관직의 世襲(세습), 關市(관시)에서의 非課稅(비과세), 澤梁(택량)의 공유, 行刑(행형)에서 連坐(연좌) 폐지 등의 내용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그리고 모든 정치는 돌보아줄 이 없는 窮民(궁민·고달프고 괴로운 백성)의 삶을 안정시키는 일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老而無妻曰鰥은 A曰a의 형식으로 피정의항을 曰 뒤에 두고 정의하는 방식이다. 鰥(환) 이하 寡(과), 獨(독), 孤(고)를 모두 같은 방식으로 정의했다. 鰥寡孤獨은 四顧無親(사고무친)의 불쌍한 사람들이다. 맹자는 王政이 반드시 이들을 먼저 救恤(구휼)하는 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보았다.

‘詩’는 ‘시경’ 小雅(소아)의 ‘正月’편이다. 가矣는 ‘괜찮으리라’이니, 가는 可와 같다. 경은 고립되어 있는 모습이다. 맹자는 ‘시경’의 어구를 인용해 왕도정치를 실행하는 왕은 이렇게 불쌍한 사람을 제일 먼저 구휼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웃나라에서 고령의 독거자들이 사후에 발견되는 일이 빈번한 것을 보면, 맹자가 문왕의 정치로서 거론한 궁민 구휼의 정책은 정말로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우리 위정자도 궁민 구휼의 제도를 정비해야 할 것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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