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팬텀씨]Q: 합창곡 장르는 서로 어떻게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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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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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합창곡 장르는 서로 어떻게 다른가

A: 칸타타 외에 오라토리오 등은 종교서 유래

연말이 되어서인지 헨델 오라토리오 ‘메시아’ 같은 합창곡이 마음을 끕니다. 합창곡에도 ‘오라토리오’ ‘칸타타’ ‘수난곡’ ‘미사곡’ 등 여러 가지 장르가 있는 듯한데 차이를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서로 어떻게 다른가요? (이재술·50·서울 강남구 삼성동)


관현악과 합창이 어울리고 길이도 긴 대규모 합창곡을 꼽아보면 질문하신 대로 여러 가지 장르명이 등장합니다. 이 중에서 ‘칸타타’는 ‘노래하다’라는 이탈리아어 ‘Cantare’에서 나온 말로 유일하게 종교적 의미가 없는 명칭입니다. 그런 만큼 여러 곡이 묶인 합창곡에 가장 마음 편하게 붙일 수 있는 이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작곡가가 어느 시인의 연작시에 곡을 붙여서 긴 합창곡으로 발표한다면 ‘칸타타’라는 이름이 가장 적당할 것입니다.

‘칸타타’에도 종교적 내용을 담은 곡이 있지만, ‘오라토리오’ ‘미사곡’ 등 그 밖의 장르들은 모두 기독교에서 유래한 장르입니다. ‘미사곡’은 말 그대로 가톨릭의 미사에 쓰이는 음악에서 유래했습니다. 이런 미사곡에는 ‘불쌍히 여기소서(키리에)’ ‘거룩하시다(상투스)’ ‘신의 어린 양(아뉴스 데이)’ 등 다섯 가지 통상문(通常文)이 반드시 들어갑니다. 바꿔 말하면, 여러 작곡가가 동일한 가사에 곡을 붙이는 거죠. 따라서 가사의 뜻을 알고 나면 여러 시대, 상이한 개성의 작곡가가 같은 가사로 쓴 미사곡을 비교해 듣는 재미가 각별합니다.

미사곡 중에서도 위령(慰靈) 미사에 사용하는 곡을 ‘레퀴엠(장송 미사곡)’이라고 합니다.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슬픔’의 정서인, 사랑하거나 존경하는 이가 죽었을 때의 슬픔을 구구절절이 풀어내기 때문에 모차르트의 레퀴엠, 베르디의 레퀴엠 등 인기 있는 작품이 많습니다.

‘오라토리오’는 이와 달리 성서의 극적 내용을 합창곡으로 풀어낸 것을 뜻합니다. 과거에는 오페라처럼 연극적 무대를 곁들여 공연하기도 했다고 하네요. 연말에 자주 연주되는 ‘메시아’는 그리스도의 생애를 오라토리오로 만든 곡으로 널리 사랑을 받고 있죠. ‘수난곡’은 오라토리오와 비슷하지만 특히 신약성서의 4복음서에 나오는 예수의 고난을 다루는 장르입니다. 바흐의 ‘마태 수난곡’은 마태복음을, ‘요한 수난곡’은 요한복음을 기초로 합니다.

연말에 자주 연주되는 베토벤의 교향곡 9번처럼 교향곡에도 합창이 들어가는 경우가 간혹 있지만 이 경우는 ‘교향곡’으로만 부를 뿐 다른 장르 구분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내년에 사망 100주년을 맞는 구스타프 말러도 합창이 들어가는 교향곡을 세 곡 남겼는데 2번, 3번, 8번 등 이 세 곡을 음악학자들은 ‘칸타타적 교향곡’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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