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021>曰可得聞與잇가 曰鄒人이 與楚人戰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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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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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라 宣王(선왕)은 중원의 패권을 쥐고 사방의 이민족을 복속하려는 큰 욕망을 지니고 甲兵(갑병)을 일으키고자 했다. 이에 대해 맹자는 제선왕이 잘못된 방법을 선택했으며 그것은 緣木求魚(연목구어)와 같은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맹자는, 연목구어는 물고기를 구한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뒷날의 재앙은 없지만 제선왕의 방법은 盡心盡力(진심진력)하더라도 재앙을 招來(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자 제선왕은 자신의 방법이 재앙을 가져오는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했다. 맹자는 소국 추나라가 대국 초나라를 對敵(대적)하는 일을 예로 들어 제나라가 갑병을 일으킬 경우 어떠한 재앙을 초래할지 설명하고자 했다.

可得聞與는 의문문이되 청유의 어조를 지닌다. 得聞은 전통적으로 ‘얻어 듣는다’로 풀이하지만 ‘듣는 것을 얻다’로 풀이할 수도 있다. 실은 可나 得이나 모두 가능과 청유의 어조를 지니므로 ‘얻다’의 뜻을 강조할 필요가 없다. 與楚人戰의 與는 ‘∼와’라는 뜻을 나타낸다. 則은 가정(조건)과 결과를 이어주는 접속사이다.

王以爲孰勝에서 以爲는 ‘∼라고 여기다’는 뜻을 나타내는 판단동사구이다. 孰勝은 ‘누가 이기는가’로, 孰은 의문대명사로 주어이다. 楚人勝은 ‘초나라 사람이 이기다’로도 해석되지만, 문맥에 따라 ‘초나라 사람이 이길 것이다’로 해석한다. 고전한문에서는 時制(시제)를 나타내는 보조동사를 사용하지 않고 문맥에 따라 시제를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맹자의 비유나 예시는 서구의 형식논리학에 따르면 반드시 옳다고는 할 수 없지만, 궁정의 수사학으로서는 매우 적절하고 힘이 있었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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